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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KBO리그 평정한 이정후…4년차에는 뚝심을 얻었다

입력 : 2020-07-10 05:00:00 수정 : 2020-07-10 09: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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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2·키움)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타자다. 정규리그 신인왕을 시작으로 매년 타격왕과 안타왕 경쟁을 펼쳤고 골든글러브 외야부문 수상만 벌써 두 차례다. 국가대표에도 수차례 이름을 올리면서 국제무대 경쟁력까지 쌓았다. 각종 기록과 트로피를 수집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 프로 데뷔 4년차 이정후의 마음속에 굳건히 자리한 뚝심이다.

 

 프로 입문부터 이정후를 따라다닌 꼬리표는 힘이었다. 이정후는 타고난 타격 재능으로 고교무대를 평정하더니 프로에 와서는 매년 최다 안타 경쟁을 펼쳤다. 그때마다 경쟁 상대는 KBO리그 최고 타자 혹은 외국인 타자들이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었다. 이정후가 힘이 부족해 장타 생산에 약하다는 지적이었다. 빠른 발을 활용해 중장거리는 가능해도 큰 것 한 방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였다. 누구보다 정확한 콘택트 능력과 대비해 지난 3년간 통산 홈런이 14개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평가이기도 했다.

 

 이정후는 야구장 안팎에서 ‘힘을 키워라’라는 조언을 받을 때마다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부친 이종범 코치와 동료 혹은 선후배로 엮인 야구계 관계자들의 말을 흘려듣거나 반박하는 것은 ‘바람의 손자’로서 할 도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이정후는 “어릴 때부터 장타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타격 코치님도 그렇고 전력분석팀도 옆에서 많이 도와준다. 엄마도 뒷바라지해주시는데 모든 주변인들의 도움이 결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피나는 노력도 있었다. 해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세분화하면서 깊숙한 근육부터 강화했다. 이번 비시즌에는 정타 생산에 초점을 뒀다. 타격 포인트를 이전보다 앞으로 당기고 발사각도도 전년 대비 높이면서 강한 타격을 목표로 뒀다. 반발계수가 낮아진 공인구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정후의 말처럼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였다. 그간 단련해온 몸과 기술, 그리고 훈련이 융화되면서 장타가 가능한 이정후가 탄생했다.

 

 자신의 생각과 실천이 결과로 나타나자 이정후만의 뚝심도 생겼다. 남들의 조언도 이제는 어느 정도 걸러들을 줄 알게 됐다. 실제로 이종범 코치는 이정후가 타격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넌 홈런 타자가 아니니까 항상 짧게 친다고 생각해라. 짧게 치면서 장타로 올라가려고 해야지 처음부터 장타를 생각하면 안된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이정후는 “아버지가 말씀해주시니까 알겠다고 답은 했다. 그런데 사실 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며 “최근 몇 경기 타격폼과 시즌 초반의 타격폼을 분석할 수 있는 영상을 전력분석팀에서 만들어줬다. 힘들었는지 오른쪽 어깨가 내려갔는데 그 부분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부친의 조언보다 문제를 스스로 파악할 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정후는 프로 데뷔 첫 4번타자로 나서 극적인 홈런을 기록했다.

 

 이미 이정후를 향한 평가는 ‘천재’ 혹은 ‘신계’다. 수비는 물론이요 타격에 관해서는 이정후를 능가하는 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4년차에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완고한 뚝심까지 장착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이제 어엿한 성인군자가 됐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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