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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도 못 잤어요”…‘유격수’ 허경민의 고백

입력 : 2020-07-06 17:00:00 수정 : 2020-07-06 18: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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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두산 내야수 허경민(30)에게 ‘유격수’는 조금 멀리하고 싶은 단어다.

 

두산은 최근 유격수 공백을 겪었다. 기존 주전 김재호가 잔 부상 및 체력 저하로 지난달 28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일주일간 자리를 비웠다. 입단 3년 차인 젊은 피 권민석을 투입했다. 타격에서 아쉬움이 남았다(타율 0.211).

 

김태형 감독의 대안은 3루수 허경민이었다. 개막 전 유격수로 몇 차례 시험해본 적 있다. 김 감독은 “경민이는 학창시절 유격수로 잘했다. 부담감만 내려놓으면 지금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힘을 실었다. 그는 “2~3년 전에 한 번 시켜봤더니 버거워하더라. 죽어도 못하겠다고 말하더라”며 “괜찮다고 했다. 능력 있는 선수라는 걸 안다”고 미소 지었다.

 

허경민이 유격수로 나서면 내야 구성도 수월해진다. 현재 두산의 2루는 최주환과 오재원이 겹친다. 상황에 따라 최주환이 3루로 이동하면 오재원과 동시 기용이 가능하다. 김 감독은 “재호가 빠질 때는 경민이가 그 자리에 들어가 줘야 내야가 잘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결과도 훌륭했다. 마음은 무거웠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 노련한 타구 판단과 안정적인 포구를 선보였다. 강한 어깨로 송구도 정확히 했다. 타격에서도 최근 10경기 타율 0.436(39타수 17안타)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걱정을 말끔히 씻어내는 활약이었다.

 

허경민은 지난 5일 김재호 복귀와 동시에 3루수로 돌아갔다. “유격수, 참 많이 부담스러웠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주위에서 예전에 유격수로 잘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압박감 때문에 일주일 동안 잠도 못 잤다”며 “재호 형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서 밥을 많이 먹었다. 이제 잠을 잘 수 있을 듯하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시즌은 길고 경기는 많다. 다시 유격수로 투입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허경민은 “재호 형이 계속 옆에 있었으면 한다. 잘하는 선배와 함께해야 큰 힘이 난다”고 능청을 부렸다.

 

다시 진지한 표정을 지은 그는 “예전만큼 잘하지는 못하겠지만 과거의 경험을 살리겠다. 한 경기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유격수로 나갈 것”이라며 프로의식을 발휘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두산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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