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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강백호의 ‘풀스윙’…3년차 슈퍼스타의 생존본능

입력 : 2020-07-03 11:00:00 수정 : 2020-07-03 18: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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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전영민 기자] 방망이가 헛도는 순간 강백호(21·KT)는 타석에서 한 바퀴를 돈다. 마치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빙판 위에서 한 바퀴 도는 회전 동작과 유사하다. 동작이 큰 탓에 상대 투수의 심리를 자극하는 행동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지만 사실은 따로 있다. KBO리그 3년차 슈퍼스타의 생존본능이 입혀진 행동일 뿐이다.

 

 스프링캠프 때 일이다. 이강철 KT 감독으로부터 ‘타점왕’이라는 특명을 받은 강백호는 캠프 내내 고민을 거듭했다. 홈런과 출루율에 공을 들였던 때와는 깊이가 다른 문제였다. 2년 동안 천재적인 감각과 타고난 파워로 살아남았다면 이제는 새로운 생존도구가 필요했다. 반발 계수가 낮아진 공인구 문제도 맞물려 있었다. 김강 타격 코치와 논의한 강백호는 ‘인플레이 타구 비율을 높이자’라는 결론을 찾고 타격폼 수정에 돌입했다.

 

 덜어내는데 중점을 뒀다. 동료 멜 로하스 주니어와 배정대처럼 테이크백 동작을 줄였다. 타격 포인트를 이전보다 앞으로 당기고 엉덩이 회전에 신경을 쏟았다.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순간부터 추가로 힘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생겼다. 팔로우 스윙과 피니시 동작이다. 엉덩이와 몸통의 회전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압도적인 회전력이 생겼다. 조금 앞에서 공을 때리면서도 이전과 비슷한 힘을 타구에 실을 수 있었다.

 ‘몸통돌리기’는 부상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기도 하다. 체중을 가득 실어 몸통회전을 했는데 방망이에 공이 맞지 않았다고 억지로 멈춰 세운다면 근육에 부하가 쏠린다. 지지대인 허리나 골반뿐 아니라 방망이를 잡고 있는 손가락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갑자기 멈췄을 경우 근육에 무리가 가는 것을 알기 때문에 관성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NC 박석민이 ‘트리플 악셀’이라는 별칭을 얻으면서도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타석에서 회전을 할 수밖에 없던 것과 똑같다.

 

 강백호의 ‘악셀’은 결국 노력의 산물이다. 강백호는 매년 타격폼을 수정해왔다. 처음에는 오롯이 힘으로만 그 다음에는 기술을 입혔고 이제는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한다. 살아남기 위해 루틴도 바꿨다. 모든 야수들이 비시즌 혹은 시즌 중에도 타격폼을 수정하지만 이미 한 차례씩 최고를 찍은 강백호의 그것은 조금 다르다.

 

 강백호는 “프로에 데뷔해서 4번 타자 자리는 처음이다.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않고 연결한다는 생각이지만 사실 나도 대부분 야수들처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서도 “감독님이 믿어주는 만큼 팀에서 기회를 주는 만큼 해볼 생각이다. 이겨내보겠다”고 했다. 3년차 슈퍼스타도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사진설명: 3년차 슈퍼스타 강백호의 몸통 돌리기는 노력의 산물이다. 사진은 강백호가 몸의 회전을 이용해 스윙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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