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시선] “저 아니에요” 라던 KBS ‘화장실 몰카범’, 너 혼 좀 나야겠다

입력 : 2020-06-07 11:05:40 수정 : 2020-06-07 18:20:32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용의자가 전화를 안 받아요. 평소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면 덜 놀랬겠죠. 다들 소름이 끼친다는 반응이에요.”(동료 개그맨 B씨) 

 

 얼마 전까지 함께 밥 먹고,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농담을 나누던 동료가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다면? 그리고 그 영상에 내 모습이 녹화됐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치가 떨리는 일이 발생했다. 그것도 경비가 삼엄한 공영방송국에서 말이다.

 

 화장실 몰래카메라, 일명 몰카로 불리는 불법촬영용 카메라가 KBS에서 발견됐다. 몰카가 발견 된 곳은 KBS 연구동 여자 화장실. 연구동에는 ‘개그콘서트’ 연습실과 각종 방송 연구기관 등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지난달 29일 “KBS 연구동 내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용 보조배터리 모양의 불법촬영 기기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자는 KBS 소속 PD.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불법 촬영기기를 수거, 용의자를 추적해왔다.

 

 용의자 A씨는 지난 1일 자진 출석해 “내가 몰카를 설치했다”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는 A씨가 2018년 7월 KBS 공채 전형을 통해 방송 활동을 하는 개그맨이라고 보도했다. A씨는 지난달에도 KBS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1차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A씨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보조배터리 모양의 몰카를 구입하고, 이를 여자화장실 칸에 설치된 선반에 이틀간 올려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선배들에게 자신은 몰카범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의 변을 듣고 ‘혹시나’ 하며 믿음을 보내려했던 이들은 더 큰 분노에 빠졌다.

 

 동료 개그맨 B씨는 “용의자가 전화도 안 받는다. 선배는 물론이고 동기들 전화까지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평소 그런 모습을 보였던 동료가 아니었기에 더 소름이 끼친다”라고 분노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본인이 맞다‘, ‘아니다’ 말은 해줘야 할 것 아니냐. 죄없는 32기 동기들의 얼굴까지 인터넷 게시판에 오르고 있다. 빨리 사과를 하거나, 입장을 밝혀야지 뭐하는 거냐. 이건 진짜 아니지 않나”며 A씨에게 실망감을 나타냈다.

 

 정준영 단톡방 사건, 텔레그렘 n번방 성착취 사건 등으로 불법 촬영물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시기에 이같은 사건이 또 터졌다. 불법촬영(카메라등이용촬영) 범죄는 전체 성폭력 범죄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지만 이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서울 지역 5개 법원에서 선고된 불법촬영 사건 1심 판결문 413건을 살펴보면 집행유예가 49.2%, 절반에 해당했다. 36.8%는 벌금이다. 징역형 실형은 12.2%. 불법촬영을 해도 형을 살 확률은 12% 밖에 되지 않는다는 소리다. 피해자의 고통에 비해 가해자는 너무 쉽게 사회에 다시 스며든다. 

 

 법도 시대에 때라 양형기준에 변화를 줄 때다. 피해자의 고통에 비해 가해자 처벌은 너무나 가볍다. 이 글을 읽고 있을 ‘화장실 몰카범’, 법으로 혼 좀 나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KBS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