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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한화의 10년 곪아 덧난 상처… 2~3년에 아물길 바라는 욕심

입력 : 2020-06-06 06:41:27 수정 : 2020-06-06 13: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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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과연 감독이 바뀌면 한화는 달라질 수 있을까.’

 

올 시즌을 앞두고 한용덕 한화 감독은 내야 보강을 위해 자유계약(FA) 선수 영입을 요청했다. 하주석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풀 시즌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시즌 하주석의 공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한용덕 감독 입장에서는 내야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력 강화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영입 요청 건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한화는 예상대로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내야진 붕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이후 3년 간 팀 FA 선수 영입은 ‘0’이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팀 내 성장해야할 유망주 육성에 더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화의 치명적인 약점인 얇은 선수층을 두텁게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야 그 다음을 볼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감독 자리에 연연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한화는 건강하지 않은 팀 구조가 최대 약점이다. 이는 1~2년 사이에 덧난 상처가 아니다. 2018시즌 10년 숙원 사업이었던 가을야구를 이뤄내기 전 ‘그 10년’에 걸쳐 조금씩 갉아먹은 상처이다. 이전 지도부는 유망주 육성보다는 당장 성적에 초점을 맞추고 팀을 운용했고, 이 때문에 팀 케미스트리를 고려하지 않은 채 FA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2006년 류현진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이 이를 증명한다.

 

이 문제는 심각하다. 한화는 중간 계층에서 팀을 이끌어줄 축이 없다. 10년 전 육성 기조를 무시했던 부분이 현 시점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한화가 김태균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김태균이 성장하는 사이 그 누구도 다음 주자를 육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용덕 감독은 부임 이후 이 무너진 구조를 바로 세우는 데 모든 포커스를 맞췄다. 신인 영입을 살펴보면 2019년 노시환 변우혁 유장혁 등 야수 유망주로 신인 자리를 채웠다. 그리고 2020년에는 신지후 남지민 한승주 등 투수 기대주를 품었다. 이들이 당장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순 없다. 하지만 5~6년 후 투타에서 팀을 이끌어갈 중심 축을 만들고자 계획한 것이다.

 

현 시점에서 감독을 교체한다면, 성적이 나아질까. 이 근본적인 약점을 보완하지 못하면 결과는 어느 감독이 맡아도 마찬가지다. 당장 현 시점보다 순위는 얼마나 순위가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포커스는 성적에 다시 맞춘다면, 한용덕 감독이 토대를 닦아온 ‘건강한 한화 만들기 프로젝트’는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팀 구조를 바로 세우고 중심 축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또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한화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이상한 문화가 있다는 논리에 전혀 맞지 않는 프레임을 씌워 비난한다. 이상한 문화가 아니라 지난 10년 간의 상처를 방치한 결과다. 특정 선수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선수 외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없다.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를 통해 힘겹게 전력 보강을 해도 한계가 있다.

 

지금은 한화의 미래를 봐야 한다. 10년간 곪아온 상처가 1~2년 사이에 아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속해서 상처를 보듬고 치료하면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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