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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도 배트 잡던 한승택, 이제 길이 보인다

입력 : 2020-06-02 09:56:47 수정 : 2020-06-02 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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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안되니까 뭐라도 해봐야죠.”

 

 수비 하나만큼은 일품이라던 포수 한승택(26·KIA)이 달라지고 있다. 포수로서의 역량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일취월장한 장면을 연출하면서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내 실력으로 타격은 논외다. 수비에만 집중한다”고 말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트를 잡고 씨름한 결과다. 수년간 따라붙었던 꼬리표 ‘미래의 안방마님’이 아니라 이제는 현재의 타이거즈 주전포수가 눈앞이다.

 

 한승택은 KIA가 애지중지 키워온 포수다. 몇 년간 마운드 자원이 부족할 때 트레이드 문의가 들어와도 ‘협상불가’라며 절대 내주지 않은 카드다. 청소년국가대표 시절 보였던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큰 무대 체질, 그리고 양현종을 비롯한 투수들과의 배터리 호흡도 팀 내 포수 중 최고였다. 투수들이 한승택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서 먼저 안정감을 느꼈고, 김기태 전 감독과 박흥식 전 감독대행도 한승택에게 마스크를 맡겼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한승택이 번번이 안방마님 완장을 놓친 이유는 타석에만 서면 작아졌기 때문이다. 타격 코치들과 논의하면서 답을 찾은 듯해도 실전에만 들어가면 무위에 그쳤다. 방망이 궤적을 어퍼 스윙으로도 바꿔보고, 다시 레벨 스윙으로 전환해도 마음에 쏙 드는 타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무더위가 시작될 때쯤에는 항상 체력까지 떨어지면서 타격 부진이 시작됐고, 장점인 수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 정규시즌 개막 전 홍백전에서도 타격에 관한 스트레스가 극심해 몸무게가 감소했을 정도.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난 31일 광주 LG전서 멀티 홈런을 신고했다. 새로운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노력의 결과물이 드러나고 있다. 홈경기를 마친 뒤에 구장에 남아 배트를 돌리는가 하면 새벽에도 배트를 잡았다. 바로 옆집에서 거주하는 내야수 황윤호를 새벽에 불러내 자취방 앞에서 수십분 동안 방망이를 휘두르고, 서로 영상을 찍어주고 돌려보며 개선점을 찾아보기도 했다. 잘 쉬는 것도 운동의 일부라고 하지만 어떻게든 답을 찾고 싶은 마음에 퇴근 후에도 일거리를 찾은 것이다.

 

 한승택은 내려놓기보다 더 연구하고 파고들기로 결심했다. 대스타가 아닌 자신은 계속 채찍질해야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한승택은 “난 포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수비가 우선이다. 그런데 정말 솔직한 마음은 타격도 잘 하고 싶다”며 “엄청 대단한 타격 성적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찬스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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