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조용호의 ‘24구’…KT 육상부 우준-민혁의 길라잡이

입력 : 2020-05-27 22:00:00 수정 : 2020-05-27 23:34:1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조용호(31)가 타석에서 걷어낸 24구가 KIA의 8경기 연속 선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대기록을 저지했다. 올 시즌부터 KT 테이블세터를 맡은 심우준(25)과 김민혁(25·이상 KT)에겐 길라잡이와도 같다.

 

 조용호는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 홈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네 차례 타석에 들어선 조용호는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고, 1타점과 1득점도 개인 기록에 보탰다. KT는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8이닝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와 배정대(3안타), 조용호의 활약에 힘입어 연패를 끊었다.

 

 이날 KIA 선발 투수 임기영은 팀의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의 여덟 번째 주자로 나섰다. 임기영이 기록 달성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격적으로 빠르게 승부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조용호가 매 타석마다 임기영을 막아섰다. 임기영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도 불펜계투조를 괴롭힌 ‘악당’은 조용호였다.

 

 눈여겨볼 점은 조용호의 눈이다. 이날 KIA 투수들이 조용호를 상대로 던진 공은 총 24개(타석당 6개)다.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고자 했던 임기영은 조용호를 두 차례 상대하는 동안 13개(타석당 투구수 6.5개)를 던졌고 안타와 볼넷을 내줬다. 분명 투수가 유리한 상황인데도 조용호가 커트, 스트라이크존에 넣는 공마다 파울로 끊어내자 임기영도 지쳤다. 두 번째 투수 홍건희는 조용호에게 10개를 던졌고, 이어 등판한 김현준은 1구만으로 승부를 끝냈다. 두 차례 모두 범타로 끝났지만 KIA 선수단 입장에서 타석에 선 조용호는 악마 그 자체였다.

 

 조용호는 올 시즌 50타석 이상을 소화한 KT 선수 중 타석당 투구수(4.43개)가 가장 높다. 유한준이 부상을 당하면서 임시로 지명타자 역할을 대체하고 있지만 과정과 결과 모두 최선이다. 비스듬한 타격폼이 낯설어도 타석에만 서면 출루 혹은 투수 체력 소모라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 감독이 “(조)용호가 정말 보물이다”고 말하는 이유다.

 

 조용호의 타석은 심우준과 김민혁이 성장해야 할 길이다. 조용호의 매 타석을 꼭 지켜봐야만 한다. KT 전력분석팀이 올해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이 감독에게 심우준-김민혁 테이블세터 조합을 추천한 이유는 지난 시즌 보여준 출루율과 주력 때문이었다. 김민혁의 전반기 출루율은 0.357. 심우준의 후반기 출루율은 0.387이었다. 리그 내에서도 주력이 가장 빠른 두 명이 눈으로 공을 보고 1루 베이스만 밟는다면 상대 마운드를 뒤흔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그때만큼 출루를 못하더라도 상대 투수를 지치게 하는 능력을 키운다면 짜임새 있는 공격이 가능하다고 봤다. 심우준과 김민혁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김민혁이 개막 5연전에서 무안타에 그칠 때에도, 심우준마저 부진하면서 테이블세터 조합을 바꿔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때에도 이 감독은 “알아서 깨닫길 바란다”며 버텼다. 나아갈 길은 명확히 보인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