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잠실종합 김진엽 기자] “연연하지 않는다.”
정정용 서울 이랜드 FC 감독이 미뤄지는 첫 승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서울 이랜드는 지난 27일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FC안양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에서 0-2로 패했다. 3경기에서 연이어 무승부를 기록했던 홈팀은 승리를 바랐지만 첫 패배에 그치고 말았다.
서울 이랜드는 K리그1 승격을 넘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까지 노리며 호기롭게 창단했으나 여전히 2부 리그를 전전하고 있다. 이에 반등을 꿈꾸며 이번 시즌 개막 전 지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U-20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을 거머쥔 정정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건넸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올랐던 인물인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첫 프로 무대 승리는 자꾸 미뤄지고 있다.
자연스레 물음표가 커지는 상황. 하지만 당사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양새였다. 오히려 승리보다 경기력 향상에 무게를 뒀다. 정 감독은 “선발 명단에서 7명을 바꿨고, 선수들은 부담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졌지만 전·후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집중력을 보여줬다. 잘 싸운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누가 투입되더라도 해당 포지션을 충분히 감당해주리라 믿었다. 질책하지 않았다. 더 잘하리라 믿는다”며 특유의 리더십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 첫 승 이야기를 한다.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어려움은 있지만 연연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이 정말 승리에 뜻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결과를 위해 자신이 추구하는 철학을 버리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그는 서울 이랜드 부임 당시 큰 그림을 강조해왔다. 이미 꼴찌인 팀이기에 떨어질 곳도 없는 당장의 성적보다는 어린 선수들과 팀 특유의 색깔을 입혀 발전하는 서울 이랜드를 정조준했다. 그리고 서울 이랜드는 그것에 맞춰 한 발씩 내딛는 중이다. 실제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경기력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
정 감독 역시 그 부분에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팀은 프리시즌 경기를 치르지 않아 조직적인 부분에서는 아직 부족하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는 나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젊은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통해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며 “당장 주말 경기부터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발전한 경기력을 뽐낸다면 첫 승을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시사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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