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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로베르토’ 라모스를 바라본다

입력 : 2020-05-26 09:24:18 수정 : 2020-05-26 10: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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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이번에는 더 위를 기대해도 될까. 프로야구 LG는 외인 로베르토 라모스(26·LG)를 바라보고 있다.

 

 라모스를 향한 기대치는 어느 정도였을까. 총액 50만달러(계약금 5만달러, 연봉 30만달러, 인센티브 15만달러)에 계약을 마쳤을 때 LG가 기대했던 바는 4번 타자였다. 류중일 LG 감독도 특유의 재치 있는 언변으로 “30홈런은 쳐야 하지 않겠나. 홈런 치라고 데려온 것인데”라고 말했을 정도. 냉정히 보면 타 팀 외인 타자들과 달리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영입한 외국인 야수에 대한 지극히 평범한 기대였다.

 

 기대치가 뒤바뀌는 데 걸린 시간은 3주일이다. 이제는 역대 최고 4번 타자를 기대한다. 25일 기준 라모스는 타율 0.350(60타수 21안타), 7홈런 16타점을 쓸어 담았다. 리그 내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주인공. 그런데 홈런타자라면 어느 정도 내려놓는 선구안마저 좋다. 13삼진을 당하는 동안 얻어낸 볼넷만 9개. wOBA(가중 출루율·타수당 공격에 종합적으로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도 0.501로 리그 2위다. 더할 나위 없는 타자인 셈이다.

 

 지난 24일 잠실 수원전에서 터뜨린 9회말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은 라모스를 향한 기대치를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였다. LG 소속 선수가 끝내기 만루포를 터뜨린 것은 전신 MBC 청룡 시절을 포함해 이번이 5번째였다. 그 중에서도 만루홈런으로 역전을 일군 사례는 단 한 번. LG 구단 역대 최고의 외인 타자로 꼽히는 로베르토 페타지니(2009년 4월 10일 두산전)의 기록이다. 극적인 상황에서 터뜨린 홈런에 ‘로베르토’라는 이름까지 똑같아 묘하게 기대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LG는 그간 페타지니에 대한 그리움을 잊으려고 애썼다. 외인 선수를 데려올 때마다 최상의 결과를 바라고 데려왔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봤기 때문이다. 조쉬 벨, 브래드 스나이더, 잭 한나한, 루이스 히메네스, 제임스 로니, 아도니스 가르시아, 토미 조셉, 카를로스 페게로 등은 페타지니와 비교돼 굴욕만 당하고 짐을 쌌다. 그런데 라모스는 KBO리그 데뷔 3주일 만에 페타지니를 소환하고 있다. 성적뿐 아니라 동료들과 융화되는 모습에서도 류중일 감독은 함박웃음이다.

 

 물론 아직 100경기가 넘게 남았다. 지금의 성적이 끝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외인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지난 몇 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LG가 페타지니의 뒤를 이을 ‘로베르토’ 라모스를 바라보고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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