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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의 ‘10분’은 아직 유효하다

입력 : 2020-04-08 06:00:00 수정 : 2020-04-08 09: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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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잠깐만 뛰어도 분위기가 바뀌잖아요.”

 

 지난 1월 추일승 전 오리온 감독은 이현민(37)의 역할을 설명하는데 긴 시간을 소모했다. 주전 가드는 분명 한호빈이어도 이현민의 존재가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논리였다. 한 경기 출전 시간은 10분 남짓. “잠깐이라도 (이)현민이가 들어가면 불리한 분위기가 좋은 쪽으로 바뀔 수 있다”며 코트 위에서 불리한 흐름을 단번에 깰 수 있는 이현민의 가치를 주목했다.

 

 팀이 최하위로 처지면서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현민의 경험은 오리온의 뼈와 살이 됐다. 이현민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4분10초를 뛰면서 3.3도움을 기록했다. 주전 가드 한호빈은 22분44초를 소화하면서 3.8도움을 올렸다. 한호빈의 체력 관리는 물론 코트 위에서의 도움 역시 이현민이 빈자리를 채웠다. 완급을 조절해야 할 때는 항상 이현민이 코트 위에 섰고, 경기장 안팎에서 쌓은 경험을 후배들에게 공유했다.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가드 전성환도 이현민의 노하우를 습득했다.

 

 이현민이 다시 한 번 자유계약(FA) 시장에 섰다. 적지 않은 나이에 가치를 인정받는 게 쉽지 않은 시장 흐름이지만 베테랑이라고 마냥 배척되는 것도 아니다. 각 팀마다 한 명씩 베테랑 가드를 품어 경험의 자리를 만들었다. DB에는 김태술이 있고, SK는 지난해까지 전태풍(은퇴)을 활용했다. 성장 가능성에 오버페이를 하기보다 경험이라는 무형의 가치에 적절하게 투자하는 셈이다.

 

 이현민을 필요로 하는 구단도 있다. 당장 오리온도 선수단 구성을 살펴보면 아직 이현민에게 기대야 하는 부분이 있다. 주전 가드 한호빈은 큰 부상을 털고 돌아온 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출전 시간을 분배하면서 휴식을 부여해야 재발의 위험성을 덜어낼 수 있다. 전성환도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경기를 소화하면서 경험을 쌓기보다 호흡하고 지켜보면서 터득해야 할 것이 더 많다. 능숙한 경기 운영과 리딩은 한호빈과 전성환이 꼭 배워야만 하는 요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정규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구단들은 5월 1일을 시장 개장으로 점치고 있다. 각 구단은 약 한 달 동안 수지타산을 계산하며 시장에 나온 선수들과 팀의 궁합을 검증한다. 이현민의 가치는 아직 유효하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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