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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키움 슝슝] “김상수 선수랑 데이트가요”… ‘소통왕 주장의 품격’

입력 : 2020-02-25 20:10:00 수정 : 2020-02-25 20: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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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가오슝(대만) 권영준 기자] “김상수 선수랑 데이트하러 가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짠하고 나타나는, ‘엄청난 기운’의 사나이가 있다. 바로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주장이자 투수 김상수(32)이다. 스프링캠프인 대만 가오슝에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선수단, 프런트는 물론 훈련을 도와주는 관계자 모두를 챙기고 있어 시선을 모았다.

 

대만 가오슝 현장에서 선수단 점심을 준비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키움 선수단의 원정 식사 케이터링 업체인 명가뷔페 직원들이다. 구단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으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갈 때는 현지에서 케이터링을 이용했다. 하지만 올해 캠프 지역이 대만으로 결정 나면서 구단 케이터링 업체와 함께 들어오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매일 선수단의 점심을 준비해 제공한다.

 

대만 중신 브라더스와의 연습경기를 치른 25일에도 식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식사를 준비하는 ‘이모님’들의 표정이 싱글벙글한다. 이유가 다 있다. 선수단 휴식일이었던 지난 24일 주장 김상수가 고생하는 2명의 이모님을 위해 현지 발 마사지 센터에 예약해 제공한 것. 여기에 운영팀장이 가세해 저녁 식사까지 함께했다.

지난 23일 만난 ‘이모님’들은 “김상수 선수랑 데이트하러 가요”라며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고, 이어 25일 다시 만나서는 “어제 잘 다녀왔어요. 너무 즐거웠어요”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상수는 이모님들에게 최고 인기 선수이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평소에도 우리를 챙긴다. 밥을 먹고 나면 꼭 ‘맛있는 식사 준비해주셔서 감사합니다’는 말을 빼놓지 않고 한다”라며 “식사를 준비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그런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 김상수 선수는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사실 김상수의 식구 챙기기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 23일에는 스프링캠프 현지에서 영상을 담당하는 구단 직원, 외주업체 피디와 저녁 식사를 했다. 김상수는 구단에서 제작하는 영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어 그라운드 키퍼와의 저녁 식사도 예정한 상태였다. 소통의 연속이다.

 

사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주장을 맡으며 경험한 바가 크다는 것은 느끼면서 다른 선수도 이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주장직을 내려놨다. 그런데 새로 부임한 손혁 키움 감독이 김상수의 손을 꽉 붙잡은 것이다. 이에 이번 시즌에도 주장직을 이어간다.

 

김상수는 “후배들과 소통해야 하고, 고참들하고도 해야 하고, 코칭스태프와도 해야 한다. 프런트와도 하고, 관계자들과도 한다. 부지런해야 한다”라며 “소통할 때 항상 커피를 사는데, 한 날은 아내가 ‘그 정도로 커피를 살거면, 그냥 카페를 차리는 것이 낫겠다’라고 하더라”고 껄껄 웃었다. 이어 “이전까지 야구 선수의 시각으로만 바라봤다. 하지만 주장을 맡은 뒤 프런트, 관계자들과 소통하면서 시야가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라며 “모두가 팀, 선수들을 위해 자신의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신다. 그래서 주장으로서 함께 소통하려고 한다”고 미소 지었다.

 

물론 야구도 중요하다. 김상수는 지난 시즌 3승5패 40홀드 평균자책점 3.02로 활약했다. 홀드 부문 전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김상수는 “내 뒤에는 조상우라는 좋은 마무리 투수가 있다. 홀드는 상우를 포함해 동료 투수들이 만들어 준 것”이라며 “홀드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자책점이나 피안타율, 피출루율 등을 줄여야 한다. 내가 잘 끊어 줘야 상우가 편하다. 2020시즌 목표는 조상우가 8회에 등판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주장직도 마찬가지다. 김상수는 “주장을 한다고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핑계다. 주장 역할을 잘한다고 해서 연봉 고과나 FA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껄껄 웃으면서 “운동할 때는 운동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야구도 잘하고, 주장으로서 역할도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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