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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보낸 32초…한국농구도 ‘코비’를 배웅했다

입력 : 2020-01-27 15:16:06 수정 : 2020-01-27 15: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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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학생체 전영민 기자] “당연히 해야죠.”

 

 27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KGC인삼공사와 SK나이츠의 맞대결이 열린 잠실학생체육관. 선공을 잡은 KGC인삼공사가 공격 제한시간 24초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심판이 휘슬을 분 후 SK에 공 소유권이 넘어갔는데 SK는 상대 코트로 넘어가지 않고 8초를 흘려보냈다.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장내 아나운서가 코비 브라이언트(42)의 추모 행사임을 알리자 관중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코트 위에 서서 관중석을 바라보던 선수들도 가슴을 두드리며 고인을 배웅했다.

 

 이날 오전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가 사망했다.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LA 외곽에서 추락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딸 지아나 브라이언트와 농구를 하기 위해 체육관으로 향하던 중 일어난 불의의 사고였다.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전·현직 농구스타들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코디 벨린저(LA다저스) 등 미국 전역에서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샌안토니오와 토론토 선수들도 경기를 마친 직후 슬픈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가 예정된 상황. SK와 인삼공사는 경기 개시 전 선수단과 관중 모두 함께 코비를 추모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물론 코비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같은 농구인으로서, 그리고 코비가 세계 농구 발전에 기여한 점을 고려하면 당연히 해야만 하는 행사였다. 홈팀인 SK가 먼저 논의를 한 뒤 인삼공사에 제안했고, 인삼공사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승기 감독은 “코비는 전세계 농구계의 전설이지 않나. SK의 행사 제안을 받고 고민할 일도 없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전세계 농구인이 하루 종일 코비를 추모하고 있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양팀 선수단과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이 32초 동안 마음을 보냈다. 농구를 모르는 사람마저 코비가 전설이라는 점은 안다. 코비가 떠난 날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잠실학생체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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