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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음원깡패’ 크러쉬 “소모품처럼 느껴졌을 시기, 일기로 극복”

입력 : 2019-12-08 16:49:46 수정 : 2019-12-08 18: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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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소모품처럼 느껴졌을 시기가 있었지만, 일기로 극복했어요.”

 

가수 크러쉬가 최근 5년 6개월만에 정규 2집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From Midnight To Sunrise)’을 발매했다. 부드러우면서도 감미로운 알앤비로 ‘음원깡패’라는 수식어를 가진 크러쉬. 다만 이번 새 앨범 타이틀곡은 알앤비가 아닌 발라드로 택했다. 새 타이틀 곡 ‘얼론(Alone)’은 크러쉬만의 새로운 시도가 담긴 90년대 알앤비 기반의 곡으로, 90년대 황금기 시절의 아카펠라를 느껴볼 수 있는 것이 포인트다.

 

크러쉬는 “3년 전 작업을 하다가 아침 6시쯤 해가 완전히 뜨기 전에 한강에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했다. 동쪽에는 해가 완전히 뜨고 있었고, 서쪽은 캄캄한 저녁이었다. 이 중간의 경계에 서서 ‘내 인생이 어디쯤 와있을까’라는 사색에 잠겼다”며 “이런 생각을 가지고 만들면 재밌겠다고 힌트를 얻었고, 하루라는 테마 안에서 맞게 트랙들을 배치한 앨범이다”고 설명했다.

 

 

그간 싱글 등 단편적인 곡을 발매하다 이번에는 앨범 속 전 곡(12곡)에 작사 작곡을 맡으며 속된 말로 ‘영혼을 갈아 넣은’ 크러쉬다. 그는 “정말 위가 다 꼬일 정도로 힘들었다. 이 앨범을 위해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많이 했다. 3년 전부터 엘피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아날로그 한 매력을 느꼈다”며 “80∼90년대 많게는 70∼80년대 재즈 음악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때 뮤지션들은 어떤 악기를 썼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직접 구매해 연주해봤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이번 앨범의 일등 공신으로 가수 나얼을 꼽기도 했다. 그는 “이 음반 작업하면서 나얼 형님의 작업실에 찾아갔다. 음악적으로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고, 많은 곡을 함께 들었다. 90년대를 오마주로 한 앨범을 만들고 있다는 나의 말에 좋은 음악들을 정말 많이 들려줬다. 나에게는 좋은 수업 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크러쉬는 ‘소파(SOFA)‘, ‘가끔’ 그리고 tvN ‘도깨비’ OST인 ‘뷰티풀’ 등 발매하는 곡마다 차트 상위권에 등극해 ‘음원깡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특별한 비결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제 생각에는 스스로 어떤 노림수가 확실하고, 그걸 고집하면 뮤지션으로서 성장할 기회가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떼며 “뭔가 더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음악들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지금처럼 앨범의 전체적인 스토리들을 대중의 취향에 맞게 최적화를 시켜서 좋은 결과물로 만들어 들려드리는 게 뮤지션의 숙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기대가 많아 부담되지만, 나름대로 겸손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중간중간 ‘부담감’을 자주 언급한 크러쉬다. 그는 “사실 21살 때를 돌이켜보면 동료 아티스트인 자이언티·그레이·로꼬와 같이 음악 하는 게 그저 즐거웠다. 그렇게 뚜렷한 목표 의식 없이 방향도 설정이 안 된 상태로 계속 일만 하다. 2년 전에 마음의 큰 상처를 받았다. 약간 ‘번 아웃’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사실 소모품처럼 느껴졌을 시기가 있었다. 무대가 그냥 무서웠다. 평소 자주 일기를 쓰는 편인데 이런 부분에서 지금은 굉장히 많이 극복했고, 이겨낸 것 같다”고 밝혔다.

 

크러쉬가 마음의 짐을 털어낼 수 있었던 건 반려견 ‘두유’의 힘도 컸다. 평소 SNS를 통해 ‘두유’에 대한 애정을 크게 내비쳤던 크러쉬는 “강아지가 SNS를 관리한다”고 웃으며 “이 친구가 예민하고 공격성이 있다. 내 아픔들을 이 친구가 다 가져가는 것 같다는 생각에 미안하기도 하다. 두유가 나중에 세상을 떠나면 정말 힘들 것 같다. 그래서 늘 그 친구를 기록하면서 함께 늙어간다”고 애정을 내비쳤다.

 

kimkore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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