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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인터벤션] 췌장암 조기진단에 가장 유용한 검진법은?

입력 : 2019-11-17 19:30:57 수정 : 2019-11-17 19: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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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은 세계 췌장암의 달이자, 11월 17일은 세계 췌장암의 날이다. 점점 늘어나는 췌장암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인에게 ‘췌장암’은 유독 두려운 존재다. 다름 암종에 비해 진단 후 ‘사형선고’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조기발견이 어렵고, 발견 후에는 이미 종양이 퍼진 경우가 많아 ‘이미 늦었다’는 얘기를 많이 듣기 때문일 것이다.

 

췌장암은 위암·대장암·유방암 등처럼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드물지도 않은 암종이다. 한국의 경우 전체 암 중 9번째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대한췌담도학회는 국내서 매년 5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8% 정도만 생존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두려움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김영선 민트병원 이미징센터장(영상의학과 전문의)

췌장암의 증상은 뚜렷하지 않아 발견된 뒤에는 이미 3기 이상으로 진행돼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해도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암보다 전신항암치료의 효과가 낮은 것도 치료 예후를 나쁘게 만드는 원인이다. 암세포 자체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췌장암은 혈관발달이 좋지 않아 항암제를 써도 암세포에 도달하는 비율이 낮은 편이다.

 

췌장암 발견이 어려운 것은 해부학적 특성상 웬만한 영상검사법으로 조기진단하기 어려운 탓이다. 국내서 흔한 암들은 조기진단을 위한 다양한 검진법이 확립됐고, 이는 국가암검진 등의 정책에 반영돼 있다. 예컨대 위암·대장암은 위·대장내시경을, 유방암은 유방촬영술·초음파검사로, 폐암은 저선량CT를 통해, 간암은 초음파검사 및 종양표지자를 통해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췌장암에서는 이처럼 신통한 방법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췌장암은 다른 암에서유용하게 쓰이는 종양표지자 혈액검사(CA19-9)의 정확도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또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는 초음파 검사는 췌장 전체를 보기가 어렵다. 췌장은 뱃속 가장 깊이 위치하는 데다 이 앞을 위, 소장, 대장이 막고 있다. 위·소장·대장에는 공기, 음식물, 대변 등이 차 있어 초음파가 투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설사 초음파검사로 췌장이 관찰되더라도 작은 췌장암은 뚜렷이 그려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이렇다보니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복부 초음파검사 판독 시 췌장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검사’라고 강조한다.

 

CT는 췌장암을 진단하는 데 초음파검사보다는 훨씬 우수하지만 방사선 노출이 불가피하다. 특히 복부 CT는 여러 CT 중 방사선 피폭량이 가장 높다. 방사선으로 인한 위해보다 이를 통한 이득이 많기 때문에 시행되긴 하지만, 건강한 대중에게 암 조기진단을 위해 정기적으로 받으라고 권고하기에는 분명 부담이 있다.

 

또 CT촬영에 조영제 사용이 필수인 것도 부담이다.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CT에서는 췌장암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조영제는 무해하지만 간혹 알레르기 반응이나 드물게 심각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현재 췌장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검사법은 MRI(자기공명영상)이다. 이는 기존 다른 검사법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췌장암 진단에 MRI는 CT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MRI 기술이 발전하며 두 검사법 간의 진단 능력 차이는 점점 커지고 있다.

 

더구나 MRI는 방사선 피폭이 전혀 없고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췌장암을 찾아낼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물론 MRI상 췌장에 종양이 발견된 경우 결국 MRI용 조영제를 써야하지만 MRI조영제는 CT조영제에 비해 부작용이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MRI는 일반적으로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만만찮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MRI 기술이 발달하여 검사시간이 단축되었다. . 췌장만 촬영하는 경우 약 15분이면 검사가 완료되고, 그만큼 비용도 줄어든다. 특히 CT 검사 후 췌장암 소견이 보이는 경우, 병변을 더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MRI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췌장암을 상세하게 평가하는데 있어 MRI의 우수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MRI검사를 시행해도 다른 장기의 암처럼 췌장암을 극초기에 진단하는 것은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MRI가 다른 영상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초기에 암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췌장암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이같은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40대 이상의 연령에서 흡연·비만·당뇨병 등 위험인자를 갖고 있거나, 췌장암 가족력을 가진 사람, 췌장암이 두려워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비조영 췌장MRI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췌장암으로 진단된 경우 수술이나 치료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조기에 발견하면 그만큼 치료가 수월해지고, 예후가 더 좋아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영선 민트병원 이미징센터장(영상의학과 전문의),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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