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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수원이 실업팀 대전에 보여준 건 ‘열띤 응원’ 뿐

입력 : 2019-11-06 20:55:34 수정 : 2019-11-06 2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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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전 김진엽 기자] 지난 준결승전에 이어 이번 결승전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수원삼성(이하 수원)은 또 프로팀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수원은 6일 오후 7시 대전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코레일(이하 대전)과의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다윗과 골리앗의 한 판으로 평가받던 이번 맞대결은 예상과 달리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원정팀 승리에 무게가 쏠린 건 두 팀의 리그 차이 때문이다. 수원은 프로팀으로, 1부인 K리그1 소속이다. 그에 비해 대전은 3부 리그 격인 내셔널리그 소속이다. 수원과 같은 프로가 아닌 실업팀이다. 두 팀의 실력 차이가 분명해야 했다. 지난 4일 사전 미디어데이에서 김승희 대전 감독이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그러나 90분 동안 큰 다름을 느끼지 못했다.

 

단순히 수원이 대전을 상대로 무득점에 그쳐서가 아니다. 양 팀 경기 퀄리티 자체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개인기량 면에서는 조금 앞서는 모습이 몇 차례 나왔으나, 팀플레이 측면으로 보면 프로와 실업팀의 경기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수원은 무리한 드리블 돌파, 받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은 패스, 영점 조절이 되지 않은 중거리 슈팅 등을 남발했다. 굳게 잠근 대전 수비진을 뚫는 데 애를 먹었다.

 

오히려 선수비 후역습에 당하는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대전은 이관표, 조석재 등을 앞세워 역습 한 방으로 수원의 골망을 정조준했다. 이날 경기서 가장 아까웠던 장면도 전반 43분 이관표의 감각적인 왼발 감아 차기 슈팅이 골대를 맞춘 거였다.

 

 

수원 역시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건 아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홍철의 패스를 받은 애덤 타가트가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정확히 맞지 않았다. 발만 갖다 대면 들어가는 상황이었지만 공은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현재 18골로 K리그1 득점 선두를 달리는 외국인 선수답지 않은 마무리였다. 다급해진 수원은 염기훈, 안토니스, 한의권 등 주축들을 대거 교체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실점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지난 준결승 당시 화성FC 원정에서 0-1로 충격 패를 당하던 순간과 경기력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때도 수원은 무기력한 경기력에 그쳤는데, 이날도 그랬다. 당시는 리그 일정도 챙기는 상황이었다고 합리화라도 할 수 있었지만, 이번 경기는 주말 로테이션까지 가동하면서 준비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그토록 바랐던 우위는 점하지 못했다.

 

김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대전이 이날 경기서 수원에 배운 건 서포팅 문화뿐일 것이다. 대전 안방에 많은 홈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서포터스석 쪽에는 적은 인원이지만 일당백의 기세로 대전을 응원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를 주도한 쪽은 수원 서포터스들이었다. 이곳이 수원 홈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열띤 응원을 뽐냈다. 평소 K리그에서도 응원만큼은 최고로 불리는 팀답게 대전 서포터스들에게 응원 문화를 한 수 가르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상적인 서포팅을 선보였다.

 

안타깝게도 수원 선수들은 그런 서포팅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이진 못했고, 결국 우승팀은 벼랑 끝 2차전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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