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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은 수전증, 장년층은 두전증… 떨림증 어떻게 치료하나요?

입력 : 2019-11-05 09:19:03 수정 : 2019-11-05 09: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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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큰 질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증상이 몇가지 있다. 가만히 있어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신체 부위가 떨리는 떨림증(진전증)도 이 중 하나다.  

 

과거 몸이 떨리는 증상은 노년층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나이가 젊은 사람들도 진전증을 가진 경우가 적잖다. 젊은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진전증은 손이 떨리는 ‘수전증’이다.  

 

서울 삼성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모씨는 최근 상사와 함께 중요한 클라이언트와 미팅하러 갔다가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편한 분위기에서 술잔을 주고받는데, A씨가 술을 따를 때 손이 덜덜 떨린 모습을 두고 클라이언트가 과도하게 농담을 한 것이다. A씨는 고등학교 무렵부터 수전증이 시작돼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미팅 이후로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그는 인근의 한방치료를 통해 증상을 가라앉히고 있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장·대표원장은 “떨림증은 손은 물론 팔다리, 머리, 혀·목소리 등에 이르기까지 전신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다”며 “이는 건강에 큰 영향 없이 떨리는 증상만 일으키지만 이같은 증상은 긴장, 감정동요, 불안, 음주, 육체적인 피로, 카페인 등의 영향을 받아 일상생활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혼자 있을 때는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도 신경쓰지 않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떨리는 증상 때문에 괜히 불안정한 이미지를 줄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젊은층에서 수전증이 호발한다면, 장년층에서는 머리가 흔들리는 ‘두전증’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적잖다. 두전증은 말 그대로 머리가 떨리는 모양새를 표현한 단어로 진전증 중 하나에 속한다. 두전증은 머리를 위아래로 격하게 흔드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 가보면 가만히 앉아서 고개를 좌우로 미묘하게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기 쉬운데, 이를 두전증이라고 한다.   

 

두전증도 수전증 못잖게 일상생활을 방해한다. 가령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할 때 불편하고, 사진을 찍으면 대체로 혼자만 흔들려서 나온다. 간혹 정도가 심한 사람은 타인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기 어려워 이같은 증상을 모르는 상대방은 ‘나랑 이야기하는 게 싫은가’ 오해하기 쉽다.  

 

최근 두전증으로 내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변 사람들로부터 지적받고 자신의 상태를 알아챈 경우가 많다. 수전증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손을 떠는 것을 알지만, 두전증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문 병원장에 따르면 손이나 머리가 떨리는 진전증은 마음이 약하고 소극적인 사람에서 빈번히 나타난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도 주의 대상이다. 그는 “한방에서는 '심허', 즉 심장기능이 약한 사람에서 진전증이 호발한다고 본다”며 “심장기능에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 불안, 과로가 장기간 누적되면 심기능이 위축돼 손이나 머리가 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진전증 환자들은 이런 증상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막막해하는 경우가 적잖다. 한방에서의 진전증 치료의 핵심은 ‘심장기능 및 뇌기능 강화’다. 

 

문 병원장은 “진전증을 오랜 시간 방치한 사람 중에는 시간이 많이 지나 치료가 어려울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오래된 진전증이라도 원인을 찾으면 얼마든지 완화할 수 있다”며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면밀한 진단을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광동한방병원은 한방치료뿐 아니라 양방과의 협진을 통해 보다 면밀한 진전증 치료에 나서고 있다. 문 병원장은 “우선 뇌혈류검사, 전정기능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다른 문제가 있나 확인한다”며 “이후 큰 문제가 없다면 개인 체질별로 심장기능과 뇌기능을 강화하는 한약을 처방함으로써 진정증을 치료한다”고 말했다. 

 

체질에 맞는 탕약복용을 기본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침·약침, 교정도수요법 등을 병용해 뇌와 신경계를 안정시킨다. 특히 진전증은 교감신경이 항진되었을 때 더 심해지는 만큼 이를 안정시켜주는 약침이 도움이 된다.  

 

다만, 환자는 치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평소 수전증·두전증 등 떨림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숙면을 취해 피로를 최소화하고, 음주를 삼가며,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게 우선이다. 이와 함께 마그네슘,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고루 섭취해 피로한 상태를 개선한다. 

 

문 병원장은 “떨림증은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를 내버려두면 증상이 심해져 스트레스를 받고 심한 경우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강 문제 없이 손이나 머리가 떨리는 본태성 진전증을 가진 사람의 15~25%는 떨림 증상 탓에 조기은퇴하고, 60%는 직업 선택 시 문제를 겪는다는 조사도 있다.  

 

문병하 병원장은 “언제부터인가 손이 떨리기 시작하거나, 주변에서 자꾸 머리를 흔든다고 지적하는 등 이상을 느꼈을 때에는 바로 의료기관을 찾는 게 유리하다”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되도록 초기에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알맞은 치료를 받아야 시간적·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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