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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측만증 마라토너의 역경기 ‘페이스메이커’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19-10-22 18:32:43 수정 : 2019-10-22 18: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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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흔히 마라톤에 비유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인생길을 달리다 보면 시원하게 질주할 때가 있는 반면 역경에 힘이 부칠 때가 있기 마련이다. 인생에서 시련을 버텨낼수록 성장해 나감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영화 ‘페이스메이커’의 주인공 만호(김명민 분)처럼 말이다.

페이스메이커는 장거리 육상경기에서 다른 선수를 유도하기 위한 기준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우승 후보에게 좋은 기록을 만들어 주기 위해 자신의 페이스와는 무관하게 일정 구간에서 무조건 선두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신체적 부담이 큰 반면, 정작 경기 순위에서는 동떨어진다.

자생한방병원장

만호는 신세대 마라톤 유망주인 윤기(최태준 분)의 페이스메이커다. 그는 젊은 시절 페이스메이커로 육상연맹에 이용당하다 버려졌음에도 은퇴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다 다시 페이스메이커로서 선수촌에 들어간다. 명예보다는 돈이 필요했던 만호는 까마득한 후배로부터의 모독과 페이스메이커 역할에만 집중하라는 감독의 멸시 속에서도 담대하게 훈련에 임한다.

만호는 달릴 때마다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마라토너로서 완주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는다. 만호는 꿈을 펼쳐보려 결심하지만 그간 혹사당했던 몸이 발목을 잡는다. 그가 예전부터 앓았던 척추측만증, 이로 인해 짧아진 오른쪽 다리, 휘어진 경골(정강이뼈)이 원인이었다.

달리기는 특별한 준비물이 없어도 전신을 발달시킬 수 있지만,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체중이 척추와 무릎 등에 반복적으로 실려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하다. 필시 오랜 선수생활 기간 동안 가중된 부담이 척추측만증의 진행을 더욱 가속화시켰을 것이다.

한방에서는 한의사가 틀어진 척추·관절을 교정하는 추나요법과 굳은 인대, 근육을 이완시키는 침치료 등을 통해 척추측만증 치료를 진행한다. 특히 좌우로만 휜 측만, 요추·경추추간판탈출증(허리·목디스크)으로 유발된 일시적 측만의 경우 약 3~6개월의 한방치료로 큰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만호처럼 척추측만증의 진행이 오래됐다면 사실상 교정이 어렵기 때문에 현실을 좇느라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그의 처지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만호는 경기 초반에는 괜찮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30㎞ 이후 구간에 접어든 이후부터 신체적 부담이 늘어나면서 오른쪽 다리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한다. 이같은 증상은 만호가 올림픽에 출전해 완주까지 마지막 힘을 짜내는 순간까지도 괴롭힌다.

그만큼 달리기는 잘못된 운동법을 이어가거나 만호처럼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증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달리기를 하다가 허리, 골반, 무릎 등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근골격계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건강을 위해 질환의 원인부터 찾아 치료받는 것을 추천한다. 인생의 역경을 넘고 완주까지 도달하기 위해 자신의 건강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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