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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구창모 인생 바꾼 포크볼...이재학이 적극 추천한 이유

입력 : 2019-09-16 13:00:00 수정 : 2019-09-16 14: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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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똥고집이었죠.”

 

 NC 구창모(22)의 2019시즌은 ‘인생역전’이다. NC 구단 창단 이후 최초로 10승을 달성한 왼손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프리미어12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린 덕에 국가대표 유니폼뿐 아니라 맞춤 정장까지 제작에 들어갔다. 좌완 투수가 부족한 리그 특성상 후보 자체가 많지 않지만 양현종, 김광현의 뒤를 이을 차세대 KBO리그 왼손 에이스로도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망주라고만 불리던 구창모가 알을 깨고 있다.

 

 변화를 만든 가장 큰 요인은 뭘까. 부상과 절치부심, 선배들의 가르침 등 수많은 요소 중 가장 큰 반전은 손가락이다. 지난해부터 계속 고집해온 서클 체인지업 대신 포크볼을 손에 익혔다.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구창모는 포크볼을 구사하는 투수들의 팔 부상 빈도가 잦다는 점 때문에 포크볼을 던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2017시즌에 포크볼을 잠깐 던져봤는데 왼손 투수라면 체인지업을 구사해야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동료들의 생각은 달랐다. 특히 이재학은 지난해부터 구창모를 옆에서 지켜보며 설득했다. 팔 스윙과 신체조건, 투구 폼 등을 고려해 체인지업 대신 포크볼을 던져보라는 제안이었다. 지난겨울 동안 부상으로 이탈해 있던 구창모가 고심 끝에 이재학의 제안을 수락했고 결국 현재에 도달했다. “맘처럼 되지 않는 걸 연습하고 있어서 계속 말했었다. 후배가 야심차게 해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우는데 내가 본 것만으로 구종을 달리 하라고 강요할 순 없었다”고 운을 뗀 이재학은 “작년에 체인지업으로 다시 한 번 ‘실패’를 맛본 게 창모한테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내 말 들었으면 작년부터 잘했을텐데”라며 웃어보였다.

 

 한 차례 버렸던 구종으로 다시 운명을 바꾼 구창모도 이재학을 야구 인생의 은인이라 여긴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던 비결 중 가장 큰 건 포크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다. 구창모는 “쉴 때 경기 내용을 복기하다 보면 ‘포크볼 없었으면 이렇게 안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경기 영상을 돌려 봐도 나도 모르게 포크볼을 많이 던지게 되더라”며 “다른 선배들처럼 서클 체인지업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 고집을 부려봤는데 결론은 똥고집이었다. 재학이 형이 작년부터 말했었는데 진작 말을 들었어야 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직 어린 나이이기에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도 있다. 이재학의 조언처럼 처음에 실패를 맛본 덕에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단 확신도 가지고 있다. 구창모는 “부상 때문에 시즌 출발을 늦게 하긴 했지만 늦진 않았다”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은 거니까”라고 힘주어 말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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