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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9-09 16:00:00, 수정 2019-09-09 17:10:44

    [SW의눈] 기회 받는 KIA 젊은 피들의 착각…의지와 존중이 먼저다

    •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KIA 젊은 피들은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모르는 걸까.

       

      플레이 하나하나에 열을 다해야 할 선수들이 고개를 숙였다. 열심히 뛰어다니면서도 효율적이거나 프로다운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점수 차가 벌어질수록 집중력만 잃었다. 힘든 상황에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보다 동료의 실수에 한숨을 내쉬는 장면만 연출했다. 구단이 장고 끝에 마련한 성장의 판에서 KIA 젊은 피들은 어떤 생각으로 야구를 하고 있는 걸까.

       

      KIA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비난을 감내하고 있다. 지난 1일 확대엔트리를 시행하는 순간부터 전면적인 리빌딩 기조로 돌아섰다. 프로로서 시즌을 포기했다고 말하진 않지만 라인업만 살펴보더라도 답을 유추할 수 있다. 8월까지 점진적으로 유망주들의 출전 횟수를 보장했다면 9월부턴 베테랑들이 선발로 나서는 빈도 자체를 낮췄다. 젊은 피들의 성장과 경험 축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의미다.

       

      정작 선수들에게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8일 광주 키움전은 모든 면에서 최악의 하루였다. 실책만 다섯 개를 범했고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1회초부터 유재신이 뜬공을 놓쳤다. 먼 거리를 달려오느라 쉽지 않았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4회엔 고장혁과 황윤호가 땅볼 타구를 놓쳤고, 5회엔 황윤호, 9회엔 박찬호마저 실수를 저질렀다. 7회말 공격에선 오정환이 박찬호의 2루타성 타구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1루로 귀루했다. 김종국 주루코치가 거듭 팔을 돌렸는데 오정환은 본헤드플레이로 찬물을 끼얹었다.

      KIA 젊은 피들은 팬들의 기대와 구단의 선택을 등졌다. 한 경기에서만 수차례 실수를 반복했다는 건 집중력을 넘어 신뢰의 문제다. 잔여 시즌을 최상의 전력 대신 유망주로 대체하는 건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현재 성적을 일정 부분 내려놓는다는 뜻이다. 이에 구단의 지지는 물론 팬들의 믿음도 달려 있다. 응원하는 팀이 전력이 상대 팀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도 ‘내년엔 다르겠지’라는 기대감을 품는다. 그러나 상호간에 쌓인 신뢰는 단 한 경기로 무너졌고 잔여 경기에 대한 기대도 반감됐다.

       

      더 큰 문제는 존중이다. 이날 광주에는 경기 내내 비가 쏟아졌다. 시야 확보도 쉽지 않았고 그라운드 사정도 좋지 않았다. 사소한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동료의 실수에 내쉰 한숨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다. 키움 내야진은 에러가 나왔을 때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이정후는 유격수 앞 땅볼에 1루 베이스까지 전력질주해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홈팬들 앞에서 더 힘을 내야 할 KIA 선수들은 도리어 답답한 표정만 지었다.

       

      기회가 간절한 건 베테랑도 마찬가지다. 눈앞에 있는 먹이도 먹을 줄 모른다면 사냥하는 법을 가르쳐줄 필요도 없다. KIA 젊은 피들은 지금 뛰고 있는 무대가 퓨처스리그가 아니라 KBO리그 1군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기회는 감독이나 구단이 주는 게 아니라 선수가 잡는 것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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