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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공포증엔 ‘호투’가 약…LG, 가장 중요한 순간 ‘잠실 라이벌’ 자존심 세웠다

입력 : 2019-09-08 17:43:48 수정 : 2019-09-08 19: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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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케이시 켈리

[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곰 공포증에 필요한 명약은 ‘호투’였다.

 

LG에 두산은 천적 그 이상의 존재다. 두 팀 모두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해 ‘잠실 라이벌’이라는 경쟁구도가 생겼지만 현실은 달랐다. LG는 두산을 만나기만 하면 무너지고 깨지기 일쑤였다. ‘곰 공포증’의 역사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무려 15연패를 거듭한 끝에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가까스로 1승을 건져 올렸다. 올 시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산에 3승9패로 끌려다니며 자존심을 구겼다.

 

반전이 필요했다. 두산과 LG는 최종 순위가 확정되지 않았을 뿐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적이다. 현재 4위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LG는 두산이란 큰 벽을 넘어야만 가을야구에서 승산이 있다. 류중일 LG 감독도 “두산을 좀 이겨야 하는데 고민이다. 우리는 두산에 못하고 KT에 잘하는데 두산은 또 KT에 약하다. 상대성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류 감독이 내놓은 해답은 ‘투수력’이었다. 올 시즌 LG는 타자보다 투수의 기세가 더 좋았다.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 순위를 굳힐 수 있었던 것도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던 강력한 마운드 덕분이었다. 그러다 필승 셋업맨 정우영의 어깨 부상으로 불펜이 헐거워지자 한화와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신정락을 보내고 베테랑 송은범을 영입했다. 후반기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큰 무대를 바라보며 내린 결정이었다.

 

LG 송은범

 

차곡차곡 다져놓은 투수진은 하나로 모여 빛을 발했다.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홈경기에서 2-1 승리를 합작했다. 팀 선발진의 원투펀치인 케이시 켈리에 이어 필승 카드인 김대현, 송은범, 진해수에 마무리 고우석까지 모두가 제 몫을 했다.

 

올 시즌 켈리는 26경기서 12승12패 평균자책점 2.62로 활약했다. 다만 두산전에서 평균자책점이 5.63으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이날은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 팀 승리에 발판을 놨다. 구원투수들도 적재적소에서 제 역할을 했다. 최근 가장 페이스가 좋았던 김대현이 주춤하자 송은범이 등판해 위기를 막아냈다. 진해수가 1이닝 무실점으로 허리를 잘 이었고, 고우석이 9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산전 시즌 4승째일 뿐이지만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상대를 막아 세웠다. 두산은 최근 키움과 살얼음판 같은 2위 경쟁 중이다. 이날 키움이 승리하고 두산이 패하며 양 팀의 승차는 사라졌다. LG가 탄탄한 마운드로 곰 군단에 일격을 가했다. 오랜만에 한 지붕 대결에서 자존심을 세웠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잠실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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