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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한계였던 손가락…KIA 안치홍이 통증을 참고 뛴 이유

입력 : 2019-09-08 09:00:00 수정 : 2019-09-08 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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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그래도 열심히 해봐야죠.”

 

지난 6월 21일 잠실 LG전. KIA 안치홍(29)은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손 중지가 꺾였다. 안치홍은 손가락을 부여잡고 그라운드를 벗어났고 한동안 1군에서도 빠졌다. 약 17일 뒤 복귀한 직후엔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주장으로서 열심히 해보겠다”며 어떻게든 버텨보고자 했다. 사실 안치홍은 이미 발바닥과 발가락 등 자잘한 부상을 안고 뛰고 있었다. 몸이 성치 않은 상태에서 통각이 예민한 손가락 부위에 부상까지 겹치니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통증을 안고 뛴 안치홍의 선택이 팀보단 본인에게 악수로 작용했다. 안치홍은 올 시즌을 마친 뒤 FA권리를 얻는다. 지난 2009년 KIA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지 약 10년 만이다. 그러나 FA를 목전에 두고 부상을 참고 뛰느라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10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362타수 114안타), 5홈런 49타점을 남겼다. 그리고 지난 6일 수원 KT전에서 한 타석만 소화한 뒤 교체로 아웃됐고 이튿날 1군에서 말소됐다. 사실상 시즌을 조기에 마친 셈이다.

 

안치홍이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던 이유는 ‘팀’이었다. 시즌 초 팀이 긴 연패에 빠진 동안 안치홍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김기태 전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이후 안치홍은 김주찬에게서 주장 완장을 물려받았는데 팀이 다시 상승곡선을 탈 때쯤 부상으로 빠졌다. 고참들과 젊은 피들 사이에서 해야 할 교각 역할뿐 아니라 팀의 일원으로서, 주장으로서 팀에 아무런 힘을 보태지 못했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복귀시기를 앞당기고자 했다. 경기를 하는데 지장은 없어도 통증은 계속 남아있었다.

 

안치홍이 수비에서 실책을 저지를 때마다 질책이 쏟아졌다. 일부 극성팬들은 안치홍을 향해 전성기가 지났다거나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등 날선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안치홍은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전했고 오히려 동료들을 다독였다. 모든 걸 감내하는 안치홍을 지켜보는 코칭스태프들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김민우 수비코치는 “치홍이가 모든 스트레스를 홀로 안고 뛰는 게 너무 안쓰러웠다. 워낙 열심히 하고 만족을 모르는 선수인데 주장으로서 책임감까지 가지니 많이 힘들어 보였다”고 말했다.

 

KIA에 대한 안치홍의 애정은 동료들 사이에서도 공식처럼 굳어져 있다. 이번에도 안치홍은 팀을 위해 통증을 참았고 글러브와 방망이를 잡았다. 수개월간 통증을 안고 버틴 주장 안치홍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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