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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손흥민, 후방 빌드업까지 한 전술... 목적성 잃었다

입력 : 2019-09-06 10:32:18 수정 : 2019-09-06 11: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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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손흥민(27·토트넘)이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빌드업에 참여했다. 이 사실만으로 스리백의 한계가 보였다. 파울로 벤투(50)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스리백을 제2 옵션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후방 빌드업부터 다시 체계를 잡는 보완이 필요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끝난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황의조(보르도)가 2골을 터트렸지만, 미드필더와 수비 진영의 헐거운 간격 유지에 고전하며 2실점을 허용했다. 이날 평가전을 마친 대표팀은 8일까지 훈련을 진행한 뒤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동, 오는 10일 밤 11시 투르크메니스탄의 아시가바트에서 펼쳐지는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은 이날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메인 옵션은 포백 대형이지만, 평가전을 치르는 만큼 제2 옵션을 가다듬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이에 최전방에 손흥민(토트넘)과 이정협(부산) 투톱을 세우고, 이어 이강인(발렌시아)과 권창훈(프라이부르크)을 공격진영에 배치했다. 이어 백승호(다름슈타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를 조율하고, 김진수(전북)와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다. 스리백 수비 라인은 권경원(전북)-김민재(베이징 궈안)-박지수(광저우 헝다)가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이 꼈다.

 

실험의 개념이 강했지만, 낯선 전술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격은 개인 능력을 앞세워 어느 정도 이뤄졌으나, 수비는 조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간격이었다. 스리백 수비진과 연결고리인 백승호, 그리고 공격 빌드업을 담당하는 권창훈 이강인의 간격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중원과 수비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서 조지아의 강한 압박을 받아야 했다. 이 강한 압박에 따라 한국 수비진은 지속해서 실수를 저질렀고, 이 실수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공격 전환에서도 마찬가지다. 간격이 넓다 보니 패스를 주고받을 수 있는 거리가 멀어지고, 패스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드리블이 길어지고, 공격 전환 속도도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실점 역시 공격 전환 후 권창훈이 빌드업에 나섰으나 공을 받아주는 자원이 없었다. 이에 무리하게 드리블을 했고, 이것이 차단당하면서 실점으로 연결됐다. 물론 오프사이드에 대한 여지가 있었지만, 이를 차치하고 공을 차단당하고 역습에 따른 실점을 허용한 위기 상황을 자초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전술의 결정적인 장면은 바로 손흥민의 수비 가담과 빌드업을 위해 3선까지 내려오는 장면이었다. 측면 공격수인 손흥민을 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는 이유는 바로 폭발력과 속도이다.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탄탄한 수비에 이은 빠른 역습이 필요하다. 스피드나 슈팅 능력, 그리고 폭발적인 쇄도가 강점인 손흥민을 120% 활용하기 위해 최전방에 배치한다.

 

하지만 이날 대표팀의 전술은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목적성을 완전히 잃었다. 손흥민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방으로 패스가 연결돼야 한다. 그런데 이날 후방과 중원 사이의 빌드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손흥민에게 공이 연결되지 않았다. 스피드를 살리는 공간을 만드는 패스가 이뤄지지 않았다.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손흥민이 중원까지 내려와야 했고, 심지어 후방 빌드업에도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개념이라면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체력 부담을 가중하고, 강점을 살릴 수가 없다. 벤투 감독이 이 스리백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팀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부터 보완해야 한다. 손흥민이 전방에서 더 자유롭게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이뤄내지 못하면, 스리백 실험은 의미가 없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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