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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지상파 드라마 위기론?’…‘웰컴2라이프’ 김근홍PD가 답했다

입력 : 2019-09-03 13:05:39 수정 : 2019-09-03 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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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MBC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 김근홍 감독이 지상파 드라마 위기론을 정면 돌파했다.

 

 지난 2일 ‘웰컴2라이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근홍 감독은 ‘지상파 드라마 위기론’을 언급하자 단번에 “지상파가 위기다”라고 인정했다. 그가 강조한 위기의 이유는 ‘환경의 변화’였다.

 

 김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의 김은희 작가를 언급하며 “김 작가님이 (작품에서) 원 없이 죽여봤다고 말씀하셨는데, 지상파는 그럴 수 없다. 방송 심의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지상파 드라마가 방영되기까지는 사전 대본 심의, 영상 심의 등의 긴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을 ‘작두 타는 심정’이라고 비유한 그는 “그러면서 극성은 당연히 무뎌지고 차분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상파 드라마의 한계를 지적했다.

 반면 시청자는 점점 더 ‘리얼’한 작품을 찾고 있다. 방송 심의의 제약을 받지 않는 유튜브 등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통해 영상을 접하고 있는 시청자들이 늘어나서다. 하지만 핑계를 댈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제작 환경이 변화하면 지상파 소속 PD들도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다만 모두가 동일한 조건에서 연출하고 있지 않은 건 사실이다. 지금은 과도기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도 우리의 몫”이라며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지상파, 케이블, 종편을 통틀어 방영 중인 드라마만 20개를 훌쩍 넘는다. 경쟁력만을 추구하려면 위험 요소가 있다는 판단 하에 김 감독은 ‘차별성’과 ‘변별력’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배우들에게는 내면 연기를 주문했다. ‘때로는 단순한 게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믿음으로 기술적 연출은 최대한 자제했다. 그러면서도 작가의 스토리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일반적인 장르물에서 쓰지 않는 차분한 느낌의 배경 음악을 종종 사용했다. 동시에 장르물적인 극성이 떨어지지 않게 리얼리티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지상파 위기’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지상파 채널의 노령화’다. 김근홍 감독은 MBC 사극 연출의 대가다. 입사 2년 차에 드라마 ‘허준’(2000)의 조연출을 맡았고, 이후에도 ‘대장금’(2003)과 ‘주몽’(2006), ‘이산’(2007), ‘선덕여왕’(2009) 등 사극을 주로 연출했다. 김근홍 감독은 “요즘은 부모님께 불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들이 연출한 드라마를 언제나 챙겨보던 부모님이지만 ‘웰컴2라이프’는 편하게만 볼 수는 없는 빠른 전개이기 때문이다. 반면 젊은 시청자들은 ‘보면 볼수록 재밌다’는 후기를 전하고 있다. 김 감독이 드라마를 처음 배울 때는 초등학생부터 환갑이 넘으신 분들까지 고려한 작품을 만들었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그래서 ‘웰컴2라이프’는 평범한 드라마의 문법과 달리 ‘평행세계’라는 방식을 통해 젊은 시청자에게 더 ‘젊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MBC는 ‘웰컴2라이프’를 끝으로 월화드라마 편성 중단을 선언했다. SBS는 이미 예능 ‘리틀포레스트’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KBS2에서 방영 중인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2∼3%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한 채 반환점을 돌았다. 김 감독의 말대로 지상파는 위기다. ‘웰컴2라이프’도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자랑하나, 수치상 5%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청자의 선택 폭은 점점 넓어지고, 더 신선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위기를 인정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려는 김 감독의 고민이 시청자에게도 전달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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