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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이럴거면 투표 왜 했나… 국민 기만한 '오디션 프로그램'

입력 : 2019-08-26 18:20:40 수정 : 2019-08-27 11: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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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이쯤 되면 대국민 사기다. 국민의 선택이 아닌, 제작진의 픽(PICK)에 의해 우승자가 결정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시작은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이다. ‘프듀X’는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 선발을 두고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달 19일 방송된 파이널 생방송 경연에서 최종 데뷔조 멤버 확정에 큰 영향을 주는 유료 문자 투표가 진행됐고, 이후 순위별 표 차이가 일정한 숫자로 반복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수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거센 논란에도 엠넷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5일만에 오류를 인정했다. 하지만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거센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팬들은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고소·고발인 260명)를 구성,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작진과 소속사 관계자들을 고소·고발했다.

 

‘프듀X’의 투표 조작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은 제작진의 휴대전화에서 조작이 직접적으로 언급된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프로그램 제작사인 엠넷 사무실과 문자 투표 데이터 보관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제작진의 휴대전화에서 의혹 관련 파일을 확보했다. 이에 제작진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 나섰다. 또한 경찰은 제작진에 대해 참가자들의 순위를 실제와 다르게 발표해 CJ ENM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스포츠월드에 “오디션 프로그램의 투표 조작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제작진에 의한 선택도 있고, 제작진과 소속사 간 협의에 의해 합격과 탈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프듀X’는 빙산의 일각이다. 이는 엠넷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국민 프로듀서가 아닌 제작진의 선택에 의해 데뷔가 결정된 것과 다름없다. 더욱이 문자투표는 모두 유료로 진행됐다. 국민을 기만한 것으로도 모자라, 국민 프로듀서를 돈벌이로 악용한 셈이다. 데뷔를 향한 연습생들의 간절한 꿈을 이용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방송 관계자는 “소문만 무성했던 투표 조작 의혹이 전면에 드러나게 됐다”면서 “철저한 조사와 명확한 입장 발표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은 영영 ‘조작’ 꼬리표를 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아예 투표 시스템을 없앤 오디션 프로그램도 나왔다. MBN 오디션 프로그램 ‘사인히어’가 여기에 해당한다. MBN과 AOMG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사인히어’는 국내 힙합 레이블로는 최초로 AOMG가 주축이 돼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오디션이다. 쉽게 말해 AOMG의 새 멤버를 뽑는 오디션으로, 평가 기준은 전적으로 ‘AOMG 수장’ 박재범을 비롯해 5인에 의해 결정된다.

 

연출을 맡은 남성현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 “온전히 AOMG 소속 아티스트에 의해 선발되는 오디션이다. 관객 투표의 경우 현장에서만 진행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조작될 여지가 없다”며 “공정성 부문에선 ‘사인히어’만큼 깨끗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자기 입맛대로 뽑는 오디션을 시청자가 뭐 하러 봐야 하냐”고 꼬집었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엠넷·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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