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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논란의 연속 ‘고교 축구’… ‘풀뿌리’ 흔들

입력 : 2019-08-21 18:44:47 수정 : 2019-08-21 19: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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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한국 축구의 풀뿌리인 고교축구가 횡령과 성폭행, 승부조작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5일 경남 합천에서 펼쳐진 서울 A고교와 충남 B고교의 제55회 추계연맹전 조별리그 맞대결에서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나왔다. B고교가 3-0으로 앞선 가운데 후반부터 갑자기 느슨한 플레이가 이어지더니 A고교가 연거푸 4골을 몰아쳤다. A고와 B고는 나란히 2승1패를 기록해 32강에 진출했다.

 

특히 역전골 장면은 골키퍼가 상대 공격수에게 패스하는 수준의 골킥이었다. 역전골을 허용한 충남 B고교 선수 중 그 누구 하나 땅을 치거나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패기와 열정의 플레이가 펼쳐져야 할 고교 무대인데, 그 어떤 반응도 없었다. 승부조작을 의심하게 하는 결정적인 장면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곧바로 진상조사에 돌입했다. 일단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차원에서 A, B고교에 몰수패 조치와 함께 3년간 연맹 주최 대회 출전 금지, 지도자 자격 영구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와 별도로 진상조사에 나선 협회는 추후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를 통해 두 학교에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바람 잘 날이 없다. 고교축구연맹은 잇단 파문에 휩싸여 있다. 앞서 연맹 수장인 정종선 회장은 고교 축구부 감독으로 활동하며 운영비를 횡령하고, 학부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은 법무법인 에이원을 통해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를 받은 적도 없다”고 부인하면서 “모든 혐의는 경찰 및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다만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해 대한축구협회는 공정위를 열어 정 회장에게 직무 정지 임시 조처를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후 정종선 회장의 비위 사실에 대한 추가 조사에 나섰고, 오는 26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차 공정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정종선 회장에게 공정위에 참석해 소명하라고 요청했다. 출석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2차 공정위에서는 추가 자료를 확보한 만큼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고교축구를 둘러싸고 나와선 안 될 문제가 한꺼번에 터졌다. 스포츠 정신을 훼손했고, 도덕적인 문제로 논란이 일어났다. 단순히 조사하고 규명해서 징계를 내리는 수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시스템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풀뿌리부터 썩어 문드러진 나무는 절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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