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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아이돌 잡는 '아육대', 언제까지 우려먹을 텐가

입력 : 2019-08-08 14:02:07 수정 : 2019-08-08 18: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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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MBC가 올 추석에도 이른바 ‘아육대’로 유명한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를 강행한다.

 

MBC는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많은 관심과 사랑 속에서 지난 2010년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로 시작한 프로그램이 올해 10주년을 맞게 됐다. 이번 추석에는 ‘2019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라는 이름으로 ‘10TH FESTIVAL 모두의 아육대’라는 슬로건 아래에 끼, 체력,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축제를 콘셉트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MBC는 세간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새로움을 더했다고 강조했다. MBC 측은 “앞서 기존 인기 종목이었던 육상, 양궁, 승부차기를 기본으로 새로운 종목을 추가했다”며 “새 종목 승마, 배틀그라운드, 멍 때리기 외에도 확정된 종목들과 각 종목별 참여 아이돌 라인업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강의 코치진을 꾸려 아이돌들을 제대로 서포트 했다”고 자신했다.

 

지난 2010년 9월 첫 방송된 ‘아육대’는 매년 명절에 방송되는 MBC의 대표 특집 프로그램. 아이돌 스타들이 스포츠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체육스타 못지않은 기량을 뽐내며 재조명을 받기도 했다. 마치 신인 아이돌의 등용문처럼 여겨질 만큼 ‘아육대’의 상징성은 대단했다. 

 

MBC도 보도자료를 통해 “‘아육대’는 그동안 다재다능한 아이돌들이 음악방송 프로그램과 한정돼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끼와 체력,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일종의 기회의 장으로 여겨져 왔다. 인기 유무를 떠나 각 종목 우승자들이 주목을 받고 새로운 기회를 얻는 일종의 ‘스타 탄생 성지’였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그로 인한 폐해도 상당했다. 제작진은 안전 관리와 사건·사고방지에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매년 부상당하는 아이돌이 속출했고, 일부 스타들은 의도치 않은 논란과 구설에 휘말리는 등 ‘아이돌 잡는 아육대’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MBC 측은 아이돌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약속했지만 납득할만한 수준의 조치는 취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시청자와 팬들은 ‘아육대 폐지’를 끊임없이 외쳤지만, MBC는 눈과 귀를 닫은 채 매년 ‘아육대’를 열고 있다.

 

시청률 효자라는 이유로 같은 포맷의 프로그램을 수년째 재탕하는 것 역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의 경우 명절 연휴에 다양한 콘셉트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예능 트렌드를 선도하는 반면, MBC는 수년간 아이돌 멤버와 종목만 바꿔 프로그램을 자가복제하고 있다. 트렌드를 주도하고 앞서가야 할 MBC가 제자리걸음도 아닌 퇴보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진정 아이돌과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면, 뻔한 ‘아육대’보다 아이돌의 재능과 예능감을 다각도로 조명해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게 우선 아닐까. MBC는 언제까지 ‘아육대’를 사골처럼 우려먹을 생각인가. 아이돌의 ‘끼, 체력, 매력’이 아닌, 아이돌의 ‘피, 땀, 눈물’을 쥐어 짜내고 있다는 생각은 정녕 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giback@sportsworldi.com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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