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김태형 감독의 대타 기용이 불러온 ‘나비효과’

입력 : 2019-08-08 09:00:00 수정 : 2019-08-08 05:20:3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잠실 권영준 기자] 하위 타선이 아닌 1번 허경민 타석에서 대타 작전을 썼다. 이 작전은 실패했고, 수비 교체에 따른 변동이 보이지 않는 장면을 연출하며 결국 승부를 바꿔 놓았다.

 

두산은 6일 잠실구장에서 치른 한화와의 대결에서 5-2로 앞서다 8회초 대거 5실점을 허용하며 5-7로 역전패했다. 더욱이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점대의 필승조 이형범까지 투입한 상황에서 역전패를 당해 뼈아팠다.

 

결정적인 장면은 5-2로 앞선 8회초였다.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이용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승회는 7회를 무실점을 막았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선두 타자 정근우와 3번 호잉에게 잇달아 안타를 맞았다. 3점 차 리드의 여유가 있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확실한 승리를 위해 이형범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형범은 4번 김태균을 3루 땅볼로 처리했다. 그런데 7회부터 대수비로 나선 3루수 류지혁이 병살타 코스가 아닌 홈으로 송구해 3루 주자를 잡아냈다. 1실점 2사 주자 없는 상황과 무실점 1사 1, 2루를 맞바꾼 셈이다. 하지만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최악이 됐다. 이형범은 5번 이성열에게 스리런 동점 홈런을 맞았다.

 

이후 두산 마운드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형범은 후속 타자 송광민에게 안타를 맞은 뒤 장진혁, 최재훈에게 모두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바뀐 투수 박치국 역시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몸에 맞는 공으로 1실점을 했고, 정은원의 희생플라이까지 허용해 5-7로 역전당했다.

 

이 결정적인 장면에 앞서 다시 살펴볼 장면은 4-2로 앞선 6회말 공격이었다. 선두타자 6번 김재호의 안타와 7번 박세혁의 내야안타로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다. 8번 신성현과 9번 오재원 앞에 득점권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이 시점에서 이날 근육통으로 빠진 김재환을 대타로 기용한다면 하위 타선이었던 신성현 또는 오재원 중 한 명과 바꿔야 했다. 그런데 앞서 1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신성현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신성현은 2번의 번트 실패 끝에 삼진아웃 당했다. 이어 오재원도 그대로 밀고 나갔다. 오재원은 이날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부진했다.

 

물론 오재원의 적시타로 1점을 얻으면서 대타 작전 없이 하위타선 강행은 성공인듯했다. 그런데 1번 허경민을 빼고 김재환을 대타로 투입했다. 김재환은 삼진아웃으로 물러났다. 김태형 감독은 7회 수비에서 좌익수 신성현 자리에 정진호를, 허경민이 빠진 자리에는 류지혁을 투입했다.

 

허경민 교체는 악수가 됐다. 앞서 3타수 1안타로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고, 선제득점까지 올린 허경민을 두고 김재환으로 대타 투입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신성현-김재환-정진호로 대타 대수비로 이어지는 복잡하지 않은 순서도 있었기에 더 아쉽다.

 

물론 모두가 결과론이다. 팀이 패했기에 이러한 아쉬움도 남는다. 그렇다고 쉬이 넘길 문제는 아니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대타 기용에서 72회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다. 김태형 감독의 믿음 야구가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활용을 못 한다는 뜻도 내포한다. 가을 야구로 향하는 두산이 한 번은 생각해 봐야 할 사안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