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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B다이어리] 천안 축구종합센터… "'정치'는 좀 빠져유"

입력 : 2019-08-02 06:00:00 수정 : 2019-08-02 09: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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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천안 권영준 기자] 정치 개입 없는 천안 축구종합센터가 지어질까.

 

“어제 그제 가슴이 쫄깃해서 힘들었다.” 대한축구협회와 충남 천안시의 축구종합센터 유치 업무 협약식 현장의 목소리였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이하 축구종합센터)가 충남 천안시에 지어진다. 협회는 지난 1일 오전 충남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 유치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협회와 천안시는 2024년 1월까지 준공을 목표로 47만8000㎡ 부지에 천연·인조잔디 구장(12면)과 관중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형 스타디움, 실내 훈련장, 축구박물관, 풋살장, 테니스장, 수영장을 포함한 체육관 등을 건립한다.

 

이번 축구종합센터 건립은 대형 사업이다. 협회가 458억원, 천안시가 1100억원(국비 200억원, 충남 도비 400억원 포함)을 각각 투자해 사업은 진행한다. 단순히 축구 대표팀이 훈련하는 장소의 개념이 아니다. 협회 측은 스포츠월드를 통해 “센터 건립 공고를 낼 때부터 지역 주민이 참여하고, 시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생활체육도 가능한 제반 시설을 갖추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라고 설명했다. 천안시 측도 “센터가 세워질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가산리 부근에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건립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제반 시설을 정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축구센터가 교통의 요지로 꼽히는 천안시에 건립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강조하면서 “세계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센터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구본영 천안시장도 “꿈이 현실이 됐다”며 “천안시가 명실공히 세계 축구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성공 건립 관건은 정치권의 개입이다. 이번 사업 예산에는 국비, (충남)도비, (천안)시비를 모두 투입하며, 축구협회도 투자한다. 모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켰다. 실제 축구협회가 천안시를 우선 협상대상자 1순위로 발표한 이후 5차례 협상 끝에 계약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이 계약 합의안을 두고 천안시의회에서 표류했다. 지난 30, 31일 오전까지 두 차례 상임위원회를 열었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리고 31일 오후 본회에서 3차례 정회 끝에 25명의 시의원 투표 중 찬성 16표, 반대 9표로 가결됐다.

 

문제는 이번 투표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16명 모두 찬성, 자유한국당 9명이 모두 반대표를 찍었다. 센터 건립을 위한 삽을 뜨기도 전부터 정치적 입장과 입김이 강하게 불어닥친 모양새다. 그래서 이날 협약식에서는 “가슴을 졸였다” “산고 끝에 결정이 났다” “힘든 과정을 거쳐 어렵게 이겨냈다” 등의 발언이 서슴지 않고 나왔다.

 

이 사안에 대해 구본영 시장은 “내부적인 요인이 있었던 것 같다”고 모호하게 말하면서도 “스포츠에 정치가 개입돼선 안 된다. 여야 없이 잘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 역시 “축구협회의 입장을 다 들어주느냐, 천안시의 입장을 더 관철하느냐를 두고 대화가 오갔다”면서 “통과를 했으니, 앞으로 화합해서 잘 건립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천안시는 앞서 2002년 한일 월드컵 잉여금으로 조성한 천안축구센터(천연잔디 2면·인조잔디 3면·풋살구장 4면) 역시 2008년 설립 당시 예산이 부족해 진통을 겪은 바 있고, 지난해 임대료 미납 대금이 발생하는 등 부실한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천안야구장 역시 780억원의 혈세를 투입했지만, 문제의 야구장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모든 사안이 정치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일이 종합축구센터 건립에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의 도 넘은 개입을 경계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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