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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뮤직] 누가 선미에게 돌을 던지나

입력 : 2019-07-31 12:52:15 수정 : 2019-07-31 12: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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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웬만한 건 이제 다 견뎌, 아파도 제법 참을 만해, 나를 지키려 참아온 건데, 네 눈엔 그게 그리도 착하고 반짝거렸나 봐 / 더럽고 아픈 걸 감싸고 감싸내 난, 추한 까만 빛이 못 새어 나오게 난, 새하얗게 피어난 갓 태어난 보석 같아, 근데 넌 이 안에 뭐가 든지도 모르고.”(‘블랙펄’ 노랫말 中)

 

가수 선미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미니앨범 ‘워닝(WARNING)’ 수록곡 ‘블랙펄’의 노랫말 중 일부다. ‘블랙펄’의 작사, 작곡에 참여한 선미는 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노랫말과 멜로디를 만들었다. 

 

이 곡은 우울한 기분이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처럼 드러나지 않는 ‘가면성 우울증’을 빗대어 표현했다.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닌 현대인의 애환을 담아냄과 동시에 편견으로 가득찬 시선으로 선미를 바라보는 대중과 이를 감내해야만 하는 선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노랫말에 담아냈다. 음악적으로는 묵직한 사운드와 비트로 가슴 깊은 곳을 터치하는 여운을 남겼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담아낼 수 있도록, 노랫말이 잘 들릴 수 있게 한 세심한 편곡이 돋보였다. 그 때문인지 ‘블랙펄’은 타이틀곡 못지않게 사랑받으며, 선미의 숨겨진 명곡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 선미는 자기 생각을 음악으로 표현할 줄 아는 아티스트다. 타이틀곡뿐 아니라 수록곡에도 선미의 고민과 메시지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16살에 걸그룹 원더걸스로 데뷔한 선미는 10여년간 그룹으로 활동했고, 솔로활동을 병행하면서 자신의 색깔을 구축해왔다. 활동 초반이 ‘만들어진 선미’였다면, 활동을 거듭할수록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선미’가 되고자 했다. 그렇게 선미는 2015년 원더걸스 앨범의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고, 수록곡부터 시작해 타이틀곡까지 영역을 서서히 넓혔다. 그 결과 솔로 미니앨범 ‘워닝’의 모든 트랙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고, 그 누구도 아닌 아티스트 선미로 거듭날 수 있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아티스트가 된 게 아니다.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가며 자신만의 음악색을 구축, 정정당당하게 아티스트로 성장한 것이다.

 

아이돌이 작곡을 하면 얼마나 하겠냐는 비난에도 선미는 당당했다. 마치 ‘블랙펄’의 노랫말처럼, 열심히 노력하면 그 진가를 알아봐줄 것이라는 희망으로 온전히 음악에만 매진했다. 그렇게 선미는 8월 새로운 자작곡으로 컴백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일부 악플러들은 선미의 노력을 깎아내리며, 음악을 향한 그녀의 열정마저 부정했다. 그중 한 악플러는 “선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이돌들이 자작곡에 실상 큰 기여를 하지 않아 편곡자와 공동작곡가가 고생한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음악에 대한 평가라면 달게 받는 선미지만, 노력과 열정을 부정당하는 것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선미는 직접 입을 열었다. 선미는 “단순히 앨범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려는 보여주기식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하며 “가사, 멜로디, 편곡,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 하나하나를 고민하며 다듬고 또 고치면서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완성한다. 저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아이돌들이 그렇다는 개인의 편견이 기정사실화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음악을 잘 안다고 해도, 창작물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또 선미의 음악을 제대로 들었다면 그의 노력을 절대 폄하할 수 없다. 용기를 북돋아주지 못할 망정, 그 노력을 부정하는 악플러들의 못된 심보. 차라리 선미가 싫으면 그냥 싫다고 말하면 되지 않을까.

 

giback@sportsworldi.com

사진=메이크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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