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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전현무 맞고, 이혜성 틀리다... 아나운서의 품격

입력 : 2019-07-30 11:00:43 수정 : 2019-07-30 16: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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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이혜성 아나운서가 난데없는 영어 인터뷰로 ‘잘난 척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같은 KBS 선배 아나운서였던 전현무의 품격 있는 ‘로건 레먼’ 인터뷰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이 아나운서는 지난 26일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 경기 종료 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하 부폰)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당 인터뷰는 이 아나운서의 의미 없는 ‘영어 질문’으로 시청자와 통역을 ‘패싱’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당시 이 아나운서는 부폰에게 영어로 질문했고, 부폰은 이탈리아어로 대답했다. 해설위원은 이 아나운서의 질문을 한글로 다시 설명했고, 옆에 있던 통역사는 부폰의 이탈리아어 대답만 한국어로 옮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 아나운서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통역 단계’를 줄이기 위해서라며 해명했지만, 이 아나운서의 호소는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영어와 영어로 맞교환하는 인터뷰가 아니었기 때문에 영어로 질문하는 것이 ‘통역 단계’를 줄이는 것과 무관하다. 이미 부폰의 이탈리아어 대답을 다시 한국말로 옮기는 통역사의 시간도 상당 시간 소요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인 부폰이 영어로 된 질문을 얼마나 명확히 이해했을지도 의문이다. 이 아나운서는 모든 시청자가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전제 속에서 ‘배려 없는’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다. 결국 ‘영어로 질문할 수 있다’는 본인의 만족감만 얻을 수 있었기에 ‘잘난 척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반면 ‘선배’ 전현무의 인터뷰는 품격부터 다르다. 전현무는 ‘로건 레먼’ 인터뷰 당시 효율적인 영어 인터뷰로 웃음과 신선함을 동시에 잡아 지금까지도 최고의 인터뷰로 회자된다. 당시 전현무는 한 방송에서 그때의 인터뷰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두 유 노우 김치’와 같은 천편일률적인 인터뷰에서 탈피하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전현무는 식상한 질문 없이 ‘로건 레먼’으로부터 ‘샤이 보이(시크릿 히트곡)’를 부르게 하는 신선함을 보였고, 이 인터뷰는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전현무는 ‘질문을 최대한 많이 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정된 시간에서 통역사를 거쳐서 질문하면 질문 시간이 반절로 줄어든다고 생각했기에 ‘영어로 질문’한 것이다. 전현무는 ‘효율성’이라는 목적을 위해 영어 질문이 납득될 수 있었다. 이 아나운서도 앞서 밝힌 이유처럼 질문을 최대한 많이 하고 싶었다면 부폰에게 이탈리아어로 질문하는 것이 목적에 부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 없는’, ‘효율성 없는’ 이 아나운서의 ‘영어’ 인터뷰는 ‘잘난 척 논란’에 휩싸일 만했다. 

 

이 아나운서는 “공영방송의 아나운서로서 모국어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반성했다. 문제는 모국어에 대한 책임감이 아닌 인터뷰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이 아닐까.

 

kimkorea@sportsworldi.com

사진=이혜성 인스타그램,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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