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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도 피해가지 못한 온열질환

입력 : 2019-07-24 03:00:00 수정 : 2019-07-23 18: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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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초복과 중복이 지나고 지난 23일은 24절기 중 ‘더위에 염소 뿔도 녹아내린다’는 ‘대서(大暑)’였다. 더위가 이어지면서 이를 피해 극장으로 문화 피서를 오는 관람객들도 늘었다. 이를 기회로 삼아 실사영화로 25년 만에 극장에 돌아온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이 개봉 첫 주말 관객 200만명을 돌파하며 폭염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영화 라이온 킹의 줄거리는 원작 애니메이션과 거의 동일하다. 동물의 왕국 프라이드랜드를 지배하는 사자 무파사는 자신의 아들 심바가 태어나자 그를 후계자로 선포한다. 이를 못 마땅히 여긴 삼촌 사자 스카는 심바를 꾀어내 무파사를 제거하는데 성공하고 심바를 내쫓아 버린다.

굶주린 하이에나들의 추격을 따돌리며 떠돌던 심바는 더위에 못 이겨 결국 실신해 쓰러지지만 미어캣 티몬과 맷돼지 품바가 극적으로 등장해 그를 구출한다. 생존에 성공한 심바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스카를 몰아내기 위해 나서게 된다.

결국 티몬과 품바의 도움이 없었다면 라이온 킹의 이야기도 허무하게 끝을 맺게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영화 속에서도 볼 수 있듯 제 아무리 백수의 왕 사자라도 강렬한 폭염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모습을 보인다. 이는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해 국내에서만 452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무려 48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도 장마가 끝난 이후 역대급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온열질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흔히 일사병으로 불리는 온열질환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피로감,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구토 등이 나타나며 초기에는 증상이 경미하지만 방치할수록 열사병으로 악화돼 생명이 위험해지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이같은 온열질환을 ‘양서(陽暑)’로 분류한다. 양서란 장시간 더위 속에서 시간을 보낸 탓에 진액이 손상되고 기운이 저하되는 증상을 말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더위가 몸 안에 너무 많이 쌓여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열을 체외로 배출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경미하더라도 양서의 증상이 보이면 우선 서늘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후 물을 적신 수건이나 선풍기 등으로 몸의 온도를 식혀줘야 한다. 또한 수분을 계속 보충하되 너무 찬 음료를 마시게 되면 오히려 소화기관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특히 심바처럼 실신해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라면 중추신경계에 손상이 시작돼 생명이 위급해 질 수 있으므로 바로 의료기관으로 이송해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7월과 8월은 무더운 날씨가 최고조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이어가는 시기인 만큼 온열질환에 대한 위험이 여느 때보다 높다. 이 무렵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피서 여행을 떠나는 데다가, 농촌에서는 김매기, 잡초베기 등 농작물 관리에 쉴 틈이 없는 농번기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라이온 킹’도 목숨을 위협받았던 온열질환. 별 것 아닌 듯 느껴질 수 있으나 매 여름마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온열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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