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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녹두꽃’ 조정석 “쉬지않고 ‘열일’하는 이유? 연기가 재밌어요”

입력 : 2019-07-21 17:24:29 수정 : 2019-07-21 17: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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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조정석에게 ‘녹두꽃’은 ‘행운’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으며 촬영할 수 있는 축복같은 나날이었다. 이 이상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하는 그의 눈에선 작품을 향한 애정이 묻어나왔다. 종영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월드와 만난 조정석은 “아주 시원하다∼”며 유쾌한 종영소감을 내놨다. “작품이 끝나면 아쉬운 마음이 들기 마련인데, 이번 작품은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하나도 없다. 정말 ‘시원한 작품’”이라고 했다.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다. 조정석은 악명 높은 이방인 백가의 장남이자 얼자 백이강을 연기했다. 백가네 욕받이를 자처하며 악독한 우두머리 ‘거시기’로 살았고, 과거의 죗값을 치르고 새 세상을 열기위해 ‘백이강’이라는 이름을 찾고 동학농민군에 합류한 인물이었다. 

 

조정석은 “그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활자로 보기만 하다가 실제로 살아보니 더 흥미로웠다.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고 했다.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감독, 작가도 고증에 특히 신경썼고, 조정석도 공부하며 촬영에 임했다. 그는 “학창시절에도 국사를 좋아했다”고 껄껄 웃으며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까지 알게되니까 더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찾았다.

 

‘녹두꽃’ 시청자들은 그에게 ‘연기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인정사정 봐주지 않던 거시기였지만 이복 형제 백이현과 마주하면 ‘동생 바보’가 됐고, 도채비(도깨비)가 돼 버린 동생을 바라보는 눈은 또 달랐다. 동학농민군 별동대장으로 책임감을 쌓아가는 백이강의 모습은 뭉클한 감정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황토현 전투, 우금티(우금치) 전투를 비롯해 숭고한 희생을 그렸고, 역사적 의미를 되짚었다.  

그렇지만 우리의 역사를 다룬 작품이기에 부담도 됐다. “나로 인해 역사가 왜곡되게 보이면 안되니까. 뜻있고 의미있는 작품의 일원으로서 책임감도 남다른 작품이었다. 거시기에서 백이강으로 변해가는 과정도 매력있었다. 내가 느끼는 마음들이 나로인해 발현될 때 같이 공감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는 그는 반대로 전봉준 장군이 주인공이 아니라 백이강, 백이현, 송자인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시점에서 드라마가 전개된다는 게 와닿았다. 촬영하면서도 재밌었던 건 백이강이 가상인물이다 보니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것저것 표현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토록 의미있는 ‘녹두꽃’에 임하는 만큼 마음도 단단히 먹고 각오도 다진 채 현장에 나갔다. 그런데 ‘사람’이 그의 긴장을 녹게 만들었다. “전투신 하나를 찍고 오면 서로가 격려하고 걱정하기 바빴다. 까탈스러운 분들이 있을 법도 한데 배우, 스태프 통틀어 단 한 명도 없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사람 덕에 힘든 현장도 힘들지가 않았다. 그는 “‘녹두꽃’는 작가님의 글도 좋았고, 감독님의 연출도 너무 좋았다. 배우들 모두 심도있는 고민을 해오고, 현장에서는 리허설도 짧고 간결하게 했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철저한 준비를 거쳐 현장에 나왔다. 철저한 준비로 집중해서 치고 빠질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했다. 

이어 “드라마 사극은 처음이지만 영화에서 사극을 해봐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다만 전투 장면이 많아서 힘들었고, 당연히 예상한 수준이었다”는 그는 “그리고 우리 신 감독님이 굉장히 빨리 찍으신다. 그런데 퀄리티도 좋다”며 신경수 감독을 언급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가성비 최강’ 신 감독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고 답했다. 

 

‘연기 천재’ 조정석의 진가가 발휘된 부분은 또 하나 있다. 다름아닌 사투리 연기다. 서울 출신인 그가 ‘전라도 출신’이라는 의혹(?)을 받을만큼 그의 사투리는 자연스러웠다. 사투리 연기에 걱정을 털어놓던 조정석은 온데간데 없었다. 사투리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묻자 그는 “어느정도 부담이 있었지만, 입에 너무 딱 붙어서 사투리라는 생각이 안 드는 지점까지 경험했다. 전라도분들이 종종 칭찬해주시더라. 나는 서울 사람인데 완전 좋았다. 전라도 방언에 특유의 맛이나 우리가 모르는 뉘앙스가 있다. 그런 뉘앙스까지 파악될 정도였다. 생각만큼 억양이 심하지 않다는 게 좋은 접근이었다. 감독님도 전라도 분이라 모니터 하며 한 번 더 검열에 들어가니까 또 다른 도움이 됐다. 평상시 말 할 때도 자연스럽게 뉘앙스가 나왔다. 후배가 ‘선배님, 전라도 출신이세요?’하고 묻더라. 그런 리액션 하나하나가 다 좋았다”며 뿌듯한 미소 지었다. 

거시기에서 백이강으로 거듭나면서 책임감도 더 강해졌다. 중후반부터 백이강이 가져가는 폭발적인 감정들이 있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울컥한다”는 그는 “그만큼 배우 조정석에게도 백이강이라는 역할이, ‘녹두꽃’ 이야기가 주는 힘이 많이 전달된 것 같다”고 했다. 조정석은 ‘거시기’와 ‘백이강’, 전혀 다른 두 인물이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시청자가 느낀 이질감은 없었다. 입체적인 변화를 설득적으로 그려냈던 조정석의 연기력 덕분이었다. 백이강을 연기하는 동안 조정석은 자신을 믿고 나아갔다.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접근 보다, 시청자에게 ‘보여져야 한다’는 접근을 했다. 그는 “연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내가 먼저 공감하고 내가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공감하는데 수월했고, 와닿았다. 변화하는 과정들이 보였다. 그 지점들을 디테일하게 파고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극 중 큰 사건과 변화를 겪으면서도 그의 접근법은 변하지 않았다. “큰 변화로 접근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무던하게 변화하길 바랐다. 요동치는 내 마음을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분노나 슬픔 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다”고 했다. 조정석은 “대사가 주는 힘을 믿는다”고 힘있게 말했다. 최대한 몰입해서 연기하면 나중에 큰 변화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대사를 통해 캐릭터가 보여질거라 믿었다. 

 

‘녹두꽃’으로 또 하나의 대표작을 남겼다. 쉬지않고 ‘열일’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다. 다행스럽게도 연기가 너무 재밌기 때문이다. 배우 조정석은 매 작품 도전하고 또 도전한다. 그는 자신을 “변주를 많이 해보고 싶은 배우”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인터뷰도 너무 좋다. 재밌어서 열심히 할 수 있다. 고민하고, 생각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호흡을 연구하고 찾아내는 데 희열도 느낀다. 어떤 역할이든 내가 흥미롭게 느낀다면 다 해보고 싶다. ‘녹두꽃’이 기회의 장을 열어준 작품이라는 평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 앞으로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 지 잘 모르겠지만 계속 도전하고, 시도하고 항상 변주하고 싶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잼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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