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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메모]감동의 수구장…여자 수구가 ’두 번‘ 쏘아올린 작은 공

입력 : 2019-07-18 20:40:01 수정 : 2019-07-19 03: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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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여자부 조별리그 B조 3차전 한국과 캐나다의 경기가 마친 뒤 송예서(왼쪽)가 눈물을 흘리는 경다슬을 위로하고 있다. 

[스포츠월드=광주 전영민 기자] “대~한민국! 대~한민국!”

 

 18일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B조 조별리그 3차전이 열린 남부대 수구경기장. 승부의 추는 경기 시작 전부터 기울어 있었다. 최약체 한국과 수구 강국 캐나다와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승리를 기대하지 않는 경기가 가장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3쿼터를 마쳤을 때 스코어는 0-17. 앞선 두 차례 경기에서 보였던 경기력이나 호흡보단 나아졌다지만 분명 세계의 벽은 높았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4쿼터 2분56초에 상대 슛 실패를 역습 기회로 삼았고 경다슬이 먼 거리에서 골을 꽂아넣었다. 지난 2차전에서 역사적인 ‘첫 골’에 이은 ‘두 번째’ 역사였다. 1분 뒤에는 이정은이 추가골을 만들었다. 여자 수구 최초 한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한 기념비적인 경기였다.

 

 여자 수구 대표팀은 출전에만 의의를 둔 팀이었다. 애초부터 성적을 낼 수 없어서다. 광주수영대회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기 위해 지난 5월에서야 대표팀을 구성했다. 중학생이 두 명, 고등학생이 아홉 명, 그리고 대학생과 일반부 각각 한 명씩 총 열 세 명이 한 팀으로 모였다. 그 중엔 수구를 해본 경험이 전무한데 ‘수구를 해도 잘할 것 같다’는 지도자의 말을 듣고 대표팀에 뽑힌 이도 있었다. 6월에서야 공식 훈련을 시작했는데 손발을 맞추기에도 시간이 빠듯했다.

18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여자부 조별리그 B조 3차전 한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경다슬이 첫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첫 경기 0-64 패배는 분명 충격이 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큰 점수 차로 질지언정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가보잔 생각으로 뭉쳤다. 다른 국가가 메달을 목표로 하더라도 제갈 길을 갔다. ‘한 골’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고 훈련에만 매진했다. 경기 중에는 상대 전략에 맞게 수비 전술을 유기적으로 바꿨다. 서로 소통하고 호흡하면서 스스로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경기를 치를수록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 선수들은 모두 경기를 마친 뒤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응원을 위해 수구 경기장을 찾았던 경영 대표팀도 믹스트존에서 대기하며 퇴장하는 여자 수구 대표팀에 박수를 보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단 한 명도 주목하지 않았던 여자 수구가 동화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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