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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메모]정숙했던 남부대 수영장…김수지-조은비가 ‘함성’을 만들었다

입력 : 2019-07-18 13:47:31 수정 : 2019-07-18 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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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 결승전에서 한국 김수지와 조은비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스포츠월드=광주 전영민 기자] “실력의 반도 보여주지 못했네요.”

 

 18일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3m 스프링보드 예선전이 열린 광주 남부대 시립 국제수영장.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종목이기에 선수가 점프를 시도할 땐 경기장에 적막이 흘렀다. 중간에 한 번씩 흥을 돋우기 위한 노래만 울려 퍼질 뿐 박수나 환호도 선수가 점프를 마친 뒤에야 가능했다. 대형 스크린에도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계속 노출됐다.

 

 고요한 경기장에 예외적으로 함성이 울려 퍼진 건 딱 열 차례. 총 51명의 선수 중 20번째 순서로 나선 조은비(24·인천시청)와 42번째로 나선 김수지(21·울산시청)만이 관중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등장부터 환호가 가득했다. 다이빙대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대기할 때부터 관중의 시선은 조은비-김수지에게 몰렸다. 장내 아나운서가 이름을 호명하는 순간엔 관중의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두 선수가 점프를 성공하는 순간에는 박수갈채까지 쏟아졌다. 30초 남짓한 시간 동안 남부대의 주인공은 조은비와 김수지였다.

 

 아쉽게도 두 선수는 좋은 성적을 만들지 못했다. 김수지는 5차시기 합계 256.95점으로 21위에 그쳤다. 1차 시기에서 61.00으로 좋은 점수를 받은 덕에 2차에 난이도가 높은 동작을 시도했다가 점수를 놓쳤다. 조은비 역시 1차에서 41.85점으로 흔들리면서 총점 221.15점으로 40위에 머물렀다. 결승전 진출 자격은 상위 18위까지. 도쿄올림픽행 티켓은 결승 진출자 중 상위 12명. 두 선수의 도전은 예선에서 막을 내렸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3m 스프링보드에서 아쉽게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김수지(왼쪽)과 조은비과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경기를 모두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걸어오는 동안 김수지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됐다. 연습했던 실력의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취재진을 만나서도 감정을 쉬이 추스르지 못했다. “열심히 했는데 아쉬움이 너무 크게 남는 경기였다”고 운을 뗀 김수지는 “한 번의 실수로 점수 차가 이렇게 벌어질 줄 몰랐다. 정말 너무 많이 아쉽다”고 고개를 떨궜다. 조은비도 “열심히 준비했던 만큼 아쉬움도 큰 것 같다. 잘 뛴 경기는 아니었지만 실수만 없었다면 좋았을텐데”라고 말했다.

 

 반짝거리는 메달까지 얻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분명 값진 소득도 있었다. ‘다이빙 불모지’라 불리는 한국에서 김수지가 최초로 동메달을 수확했다. 대중의 열광적인 관심과 호응 등은 ‘더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계기였다. 더욱이 ‘아 안되겠지’라는 패배의식을 잊고 ‘실수만 없으면 무조건 된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수지의 뜨거운 눈물과 조은비의 미소가 메달보다 더 빛나 보인 이유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전영민 기자,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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