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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7-12 09:36:39, 수정 2019-07-12 09:36:41

    [SW엿보기] “영광입니다”…애써 웃는 나종덕, 쓸쓸한 그의 뒷모습

    • [스포츠월드=사직 전영민 기자] “그래도 영광입니다. 가서 재미있게 하고 와야죠.”

       

      지난 9일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와 롯데의 맞대결이 열린 부산 사직구장. 경기가 끝난 뒤 조명이 꺼진 상태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방망이와 공을 손에 쥐고 외야로 향했다. 30여 분간 불펜 포수와 함께 타격한 뒤에야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튿날엔 이른 시간에 비가 쏟아져 우천 취소가 선언됐는데 홀로 나와 워닝트랙을 달렸다. 이유를 묻자 “그냥 쉬면 몸이 허전할까봐”라고 말했다. 나종덕(21·롯데) 이야기다.

       

      11일 경기 개시 전부터 더그아웃과 각종 포털 사이트는 ‘올스타전 감독 추천 선수 명단’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날 오후 2시에 최종 명단을 발표했는데 롯데 소속으론 민병헌과 장시환, 그리고 나종덕이 올스타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곧장 논란이 일었다.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등 대형 스타들이 여러 이유로 빠진 건 이해하면서도 나종덕의 출전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현재 롯데의 성적이 좋지 않은 탓에 비난의 강도도 점점 더 세기를 더했다. 일부 야구팬들은 ‘나종덕의 출전은 올스타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꼴’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런데 이번 사례에서 나종덕이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가 뭘까. 나종덕은 말 그대로 ‘추천’을 받았다. 감독의 추천, 그리고 부름을 받아 선배들과 함께 올스타전이 열리는 창원으로 향하는 것뿐이다. 먼저 나서서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다고 어필한 적도 없고 열망을 보인 적도 없다. 선수단과 팬 투표가 한창 진행 중일 때에도 ‘올스타전’에 관한 생각도 하지 않았다. 팀 성적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게 전부다. 물론 역대 올스타전에 나섰던 포수들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이번 잔치에 함께 나서는 강민호(삼성), 박세혁(두산), 최재훈(한화), 유강남(LG) 등에 비해 성적과 이름값 모두 떨어지는 것도 맞다. 다만 그게 나종덕의 잘못일까. 잘못한 게 없는 나종덕이 모든 비난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꼴이다.

       

      훈련을 마친 나종덕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밝은 미소를 띈 채 더그아웃에 들어왔다. 숨을 헐떡이면서도 다시 배트와 장갑을 들고 타격 케이지로 향했다. 올스타전에 관한 질문에도 “영광입니다. 재미있게 즐기다 오겠습니다”라고 웃어보였다. 기쁘면서도 슬픈, 애써 웃는 나종덕의 뒷모습이 참으로 쓸쓸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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