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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근육통 환자 “꾀병으로 오인받아 힘들어요”

입력 : 2019-07-10 10:03:49 수정 : 2019-07-10 10: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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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몸이 너무 아픈데 사람들로부터 ‘꾀병’ 취급 받는 것만큼 억울한 일이 없다. ‘섬유근육통’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은 이런 상황에 크게 공감할 것이다. 분명 온 몸이 아픈데 이곳저곳 병원을 돌아다니고, 여러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해 정확한 진단을 받을 때까지 꾀병 환자로 의심받기 때문이다. 고은상 광동한방병원 통증재활센터 원장의 도움말로 섬유근육통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특별한 이유 없이 지속되는 극심한 근육통…환자 80% 수면장애 동반 

 

섬유근육통은 평소대로 생활하고, 갑작스런 운동이나 노동에 나서지 않았는데 온 몸을 두드려 맞은 듯 쑤시고 아픈 통증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 신체 곳곳에서 압통감도 느껴진다. 정상적인 사람이 일반적인 접촉으로 느끼는 자극도 섬유근육통 환자들에게는 강한 통증으로 다가올 수 있다. 

 

섬유근육통은 만성 전신통증 중에서도 비염증성 근육통으로 구분된다. 통증이 심하고 자고 일어나면 몸이 뻣뻣해지며 붓는 증상 등이 류마티스관절염과 비슷하지만 염증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더욱이 환자가 호소하는 심한 통증 정도에 비해 검사에 나타나는 특정한 소견이 없어 엄살을 부리는 것으로 오인받기 쉽고, 진단이 늦어지는 측면을 보인다.  

 

고은상 광동한방병원 통증재활센터 원장은 “섬유근육통은 일반적인 근육통보다 훨씬 고통스럽고, 통증이 너무 심해 잠들기조차 힘들어하는 사람이 대다수”라며 “환자의 80%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며, 수면장애를 동반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심한 경우 만성적인 불안감과 우울감, 인지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추신경계 통증조절 기전에 문제 생겨 발생 … 스트레스·심리적 요소도 원인 

 

섬유근육통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을 조절하는 기전에 문제가 있어 발생한다는 가설이 가장 많이 인정받고 있다.  

 

고 원장은 “정상적인 사람의 신경계는 미세한 자극은 증폭시켜 민감하게 인식하고 심한 자극은 억제 조절하는 형태로 감각 인식을 조절한다”며 “반면 섬유근육통환자들은 중추신경계의 통각에 대한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정상인들이 통증으로 느끼지 않는 자극이나 미세한 통증 자극도 심한 통증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정작 통증을 느끼는 근육과 인대, 힘줄 등에서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는 만큼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자율신경장애, 심리적요인도 연관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위별 통증점수 매겨 진단… 다른 질환과 감별 필요 

 

섬유근육통 진단은 우선 3개월 이상 신체의 좌우·허리 위아래·척추부위 등에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최근에는 2019년 미국 류마티스학회가 제안한 좌우 턱, 팔 상·하완, 가슴 부위, 목 등 통증부위를 체크하고 점수를 매겨 섬유근육통을 진단한다.  

 

진단에 앞서 다른 유사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류마티스인자검약질환 , 항원항체검사, 갑상선기능검사 등을 포함한 혈액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한의학, 섬유근육통 기허·양허 병증 범주로 보고 치료 

 

최근에는 섬유근육통 진단 후 한방 치료를 병행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고은상 원장은 “섬유근육통은 스트레스 관련 내분비 조절 기능(HPA axis)의 문제가 동반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나타나는 만성적인 피로와 스트레스·불면·우울·섭식 이상 증상은 한의학의 기허·양허 병증의 범주에 해당하는데, 한방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방에서는 통증 완화는 물론 환자의 인형이나 병증을 목표로 치료에 나선다. 고 원장은  “우선 환자의 기질적인 성향, 수면의 양상, 소화·배설과 관련한 복증, 수족냉증을 비롯한 순환 상태 등의 컨디션을 자세하게 문진한다”며 “질환 특성상 기혈을 보하고 순환을 촉진시키는 보기행혈, 소간해울, 이수소종을 병증과 체질을 감안해 처방한다”고 말했다.  

 

이후 정제된 한약 추출물을 경혈점에 주입하는 '약침치료', 신경계 기능을 개선하는 '추나 요법'을 병행한다. 약침은 보양강장의 효과가 있는 자하거, 산삼, 녹용 등을 활용한다. 추나치료는 통증 조절을 돕고 신경계 감각 조절기능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침치료, 도수치료, 재활운동을 더한다.  

 

고은상 원장은 “광동한방병원은 한방·양방 통합진료를 시행해 보다 효율적인 치료에 나서고 있다”며 “통증·불면·우울감 등의 증상은 약물요법으로 조절하고, 정기적인 한방 치료를 통해 신경-호르몬-면역 상태의 자생력을 개선해 중추성 통증 조절 기전을 고양시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운동, 숙면·통증조절에 도움 

 

무엇보다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오랜 투병 생활로 깊은 절망과 우울감을 느끼는 만큼 주변 가족·친구들의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  

 

환자도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일상에서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신경학적 상태와 컨디션에 따른 운동과 핫팩·사우나·찜질 등 온열치료, 적절한 강도의 마사지 등이 도움이 된자. 

 

고은상 원장은 특히 '규칙적인 운동'의 중요성을 꼽았다. 그는 “운동은 섬유근육통의 통증과 피로감을 줄여주고 잠도 편히 잘 수 있게 도와주는 효과적인 관리법”이라며 “하루 5분 스트레칭으로 시작해, 익숙해지면 주 2~3회 20~30분 빈도로 유산소 운동에 나서는 게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양질의 수면, 동기 부여가 되는 삶의 목표 설정, 유쾌한 대인 관계 및 취미 생활, 명상과 같은 인지 행동 프로그램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섬유근육통 자가진단 

 

다음의 증상이 나타나면 면밀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원인불명의 전신 근육통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뻣뻣한데, 시간이 흐르며 나아진다. 

 

-근육이 쑤시고 팔다리가 타들어가거나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피로감에 시달리고 밤에 제대로 잠들지 못한다.  

 

-무력감, 우울증, 인지장애 등이 나타나고 집중력·기억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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