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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끊겨도 '원 팀'으로 뭉친 KT…신임 얻는 이강철 감독의 퇴장

입력 : 2019-07-08 11:47:37 수정 : 2019-07-08 12: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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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저희를 아껴주신다는 게 티가 납니다.”

 

KT는 지난 6일 한화전에서도 심판의 판정에 눈물을 흘렸다. 10연승이 눈앞에 놓여있던 9회말 2사 후에 심판 재량에 연승이 끊겼다. 마무리 이대은이 김태균을 병살 처리했고 아웃이 선언됐다. 한용덕 한화 감독이 어필하자 심판진은 심판재량으로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다. 판정은 세이프로 번복됐다. 세리머니를 위해 도열해 있던 KT 선수들은 주저앉으며 허탈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심판 재량이라 해도 한화 측의 어필이 발생한 뒤였기 때문이다.

 

이튿날에도 심판의 판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7일 KT는 1-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9회초 4-3으로 뒤집었다. 이어진 2사 1, 3루 상황. 3루에 있던 송민섭이 홈으로 달려들다 런다운에 걸렸다. 이후 홈 베이스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1루수 이성열에 태그아웃됐다. 심판진은 비디오판독 이후에도 원심을 유지했다. 포수가 아닌 야수였기 때문에 홈출동방지 룰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판정에 납득하지 못한 이강철 KT 감독은 이영재 구심에 몸까지 부딪히며 항의했다. 규정상 퇴장으로 이어지는 행동. 그럼에도 이 감독은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9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진행됐다. 9회초 2사 1,3루 kt 장성우의 타석때 3루 주자 송민섭이 홈에서 태그아웃됐다. 비디오판독 후 이강철 감독이 홈태크아웃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이 감독의 ‘항의’는 전적으로 팀을 위한 행동이었다. 연승이 끝난 뒤엔 늘 공허함이 있다. 접전 상황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면 여파는 배가된다. 이틀 연속 경기 막판에서야 비디오판독으로 판정이 번복된 만큼 선수들의 허탈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만약 연패로 이어진다면 고비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이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갔다. 항상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던 부분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100가지 말보다는 한 번의 행동으로 선수들에게 필승을 주문하는 일종의 메시지였던 셈이다. 감독에게서 무언의 메시지를 수신한 선수들은 승리를 지켰다.

 

더욱이 이 감독은 전날 밤 선수들에게 긴 장문의 문자메시지와 아이스커피를 돌렸다. 창단 최다 연승은 ‘9’에서 끊겼지만 새로운 ‘역사’를 만든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이 감독의 이러한 진심어린 모습은 비단 이번 사례가 처음이 아니다. 채찍보단 당근을 활용하면서 선수단을 관리해온 터다. 야수조와 투수조를 가리지 않고 “감독님이 선수들을 아끼시는 게 정말 눈에 보인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이 감독의 노력은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오늘 경기는 꼭 이긴다’라는 다짐으로까지 이어진다.

 

긴 연패 뒤 1승을 추가하고 다시 연패로 빠지던 패턴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최하위에 머무르던 KT가 5위 NC의 턱밑까지 정진했다. ‘초보 감독’이란 호칭은 더 이상 이 감독과 어울리지 않는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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