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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이적해도 선수 행복 빌어주는 유럽, K리그에 주는 교훈

입력 : 2019-07-05 20:00:13 수정 : 2019-07-05 20: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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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미래를 즐겨.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네덜란드 명가 아약스가 자신들이 키운 유망주의 앞날을 응원했다. 최근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미드필더 프렌키 데 용(22)을 위해 현지 언론에 광고를 실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5일(이하 한국시간) "야악스가 본지를 통해 데 용에게 행운을 빌어줬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전한 소식에 따르면 아약스는 바르사에 둥지를 튼 데 용이 자신들과 함께 할 때처럼 계속해서 즐기면서 축구하길 바란다며 "바르사, 미래를 즐겨.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바르사가 연고로 하는 바르셀로나 지역의 카탈루냐어로 "프렌키에게 최고의 행운이 깃들길(Molta sort, Frenkie)"이라고 덧붙이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프로라는 이름 아래 선수는 더 좋은 조건을 따라가고 구단은 거액의 이적료를 남기는 최근 이적 시장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이를 보도한 '스포르트'도 "구단이 다른 팀으로 이적한 선수를 축하하는 건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아약스의 신사다운 행동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지구 반대편 아시아 프로 리그에 많은 걸 느끼게 하는 행동이다. K리그는 최근 존중과 배려 없는 이적으로 시끄럽다. 지난 4일 인천유나이티드와 제주유나이티드가 남준재, 김호남을 트레이드할 때 잡음이 발생했다. 구단은 "양 측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이적"이라고 입을 모았으나, 결과는 차치하고 과정이 문제였다.

 

구단의 이익만 생각했을 뿐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특히 김호남의 경우 이적하는 직전까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에 존재하는 특별한 조항 때문이다. 현 소속 구단의 계약 조건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적될 경우, 선수는 거부할 수 없다는 '제23조 선수 계약의 양도' 조항으로 인해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선수를 위한 존중이나 배려 자체를 고려하지 않은 조항이다.

 

설사 이런 조항이 있다고 해도 구단에서는 충분히 선수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 터. 제아무리 바쁘게 이적을 추진했어도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선수에게 한 차례 귀띔 정도는 해줄 수 있는데 그런 건 없었다.

 

팬들이 뿔이 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천 팬들은 구단의 레전드이자 이번 시즌 주장을 갑작스레 다른 팀에 내줬고 제주 팬들은 제주를 제2 고향으로 생각할 만큼 충성스러운 선수를 잃었는데, 당사자인 선수들마저 찜찜하게 이적한 것이다.

 

K리그보다 훨씬 더 상위 리그로 평가받고 더 치열한 유럽에서도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선수의 행복을 위해 광고까지 실으며 응원해주는 모습은 분명 한국 축구가 배워야 할 태도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인천유나이티드·제주유나이티드·스페인 매체 '스포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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