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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재↔김호남 트레이드에 뿔난 선수협, "제도 개선 필요"

입력 : 2019-07-05 09:13:16 수정 : 2019-07-05 1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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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남준재, 김호남 트레이드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K리그가 시끄럽다. 인천과 제주가 선수 의사와 상관없이 남준재, 김호남을 트레이드했기 때문이다. 국내 축구 팬들은 존중과 배려 없는 구단의 결정에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이에 선수협도 목소리를 냈다. 

 

선수협은 5일 "4일 인천유나이티드와 제주유나이티드는 남준재, 김호남의 맞트레이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이 트레이드가 사실상 선수의 의사에 반하여, 선수와 충분한 상의 없이 양 구단의 결정만으로 독단적이고 급박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하 선수협의 이번 트레이드 관련 성명서 전문.

 

인천과 제주는 남준재와 김호남의 맞트레이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이 트레이드가 사실상 선수의 의사에 반하여, 선수와 충분한 상의 없이 양 구단의 결정만으로 독단적이고 급박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구단 간에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것은 어쩌면 프로스포츠 산업의 특성상 불가피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로자인 선수의 노동력과 인격은 판매와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트레이드제도 자체가 프로스포츠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선수의 지위와 인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프로스포츠의 선진국들은 철저히 이러한 원칙에 따라 트레이드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메이저리그의 노동협약은,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가동(稼動)한 선수로서, 최근 5년간 한 구단에 소속되어 있었던 선수의 경우, 선수의 동의 없이 트레이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선수의 동의가 구단의 강압 때문에 이루어지거나 선수의 충분한 숙려 없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구단의 트레이드신청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이루어진 선수의 동의는 그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가 베테랑 선수에게만 혜택을 베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노동협약은, 1군에 등록되지 않은 기간이 5년을 넘는 선수가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될 때에도 선수의 서면 합의를 그 요건으로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가동 기간 5년이 지나간 선수는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할 수 있는데, 이때 트레이드되고 싶지 않은 구단을 6개 지정할 수 있다. 이때 선수의 요구에 따른 트레이드가 실현되지 않으면, 선수는 곧바로 FA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일본의 경우 역시 선수는 근로자이므로, 고용계약의 일신 전 속성에 비추어 선수의 동의 없이는 트레이드되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프로축구연맹규약(이하 연맹규약) 제2장 ‘선수’편 제23조는 선수는 연봉이 상승하는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연봉을 단 1원만 올려주기만 한다면 구단 마음대로 선수를 언제든지 어느 구단으로든지 트레이드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맹규약은 표준선수계약서에 기재된 내용 이외에는 구단과 선수가 별도의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스포츠 선진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트레이드거부권’을, K리그 선수들은 보장받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저희 선수협은 이번과 같이 선수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트레이드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도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길 바란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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