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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볼수록 빠져드는 마성의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입력 : 2019-07-04 00:24:02 수정 : 2019-07-04 00: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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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마치 마법에 걸린 듯하다. 95분간의 러닝타임 통해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흡인력 강한 스토리, 스크린을 수놓는 아름다운 미장센, 배우들의 미(美)친 열연이 더해지면서 볼수록 빠져드는 마성의 영화로 완성됐다.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스테이시 패슨 감독)가 3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는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셜리 잭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마을에서 고립된 채 그들만의 성에서 살아가는 자매에게 한 남자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오래되고 고립된 특정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고딕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줄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는 한껏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짧은 러닝타임이 한몫을 하지만, 흡인력 강한 스토리가 촘촘하게 전개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강렬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무엇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변해가는 캐릭터들이 변화무쌍하게 다가왔다.

 

연기도 훌륭했다. 컨저링 유니버스의 '더 넌'에서 아이린 수녀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타이사 파미가는 속을 알 수 없는 복합적인 인물인 메리캣 역을 입체적으로 연기했다. 영화를 보다보면 메리캣의 다음 행동과 감정이 좀처럼 예측되지 않는다. 또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모습으로 관객들을 혼란케 한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돌처럼, 타이사 파미가의 디테일한 연기가 영화를 보는 내내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긴장감을 선사하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성에 사는 공주 같은 아름다운 미모의 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는 메리캣의 언니 콘스탄스 역을 맡았다. 겉으론 웃고 있지만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로, 관객들의 머릿속을 잔뜩 헤집어 놓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또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서 버키 역을 맡은 세바스찬 스탠은 갈등을 유발하는 낯선 방문자 찰스 역을 맡았다. 처음엔 굉장히 스윗한 인물로 그려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검은 속내를 드러내는 찰스의 민낯을 다채로운 감정선으로 그려냈다. 

 

명화를 감상하는 듯한 아름다운 미장센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관전포인트. 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풍광, 낯선 방문자를 허락하지 않는 블랙우드 대저택, 메리캣의 비밀 아지트인 신비로운 숲까지 시종일관 눈을 즐겁게 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연상케 하는 유니크한 비주얼이 시종일관 시선을 강탈했다.

 

영화는 결말에 치닫으면서 격한 감정으로 스크린을 수놓는다. 그 과정에서 선과 악, 세상의 편견, 타인에 대한 공포를 엇갈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결말은 명확하지만, 결론은 철저히 관객들의 몫이다. 아름답지만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충격적인 진실과 날카로운 메시지가 공존하는 영화가 바로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다. 7월 11일 개봉.

 

giback@sportsworldi.com

사진=엔케이컨텐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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