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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초점] ‘고의성의 경계’에서 망가진 명승부

입력 : 2019-06-30 23:10:00 수정 : 2019-06-30 22: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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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서울월드컵 권영준 기자] 명백한 핸드볼이었지만, 파울은 아니었다.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다. 하지만 모두가 납득할 수 없었고, 투지를 불사른 울산 현대도, FC서울도 피해자가 됐다. 핸드볼 파울의 고의성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FC서울과 울산현대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치진 '하나원큐 K리그1 2019' 18라운드에서 격돌했다. 선두 경쟁 구단답게 치열한 혈전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울산 김보경의  ‘휘슬 비터’ 골로 경기는 2-2로 마치는 명승부였다. 하지만 진한 감동보다는 여름밤 더운 날씨처럼 찐득찐득 끈적였다. 이유는 판정 때문이다.

 

결정적인 장면은 FC서울 수비수 김원식의 파울에서 나왔다. 서울이 2-1로 앞선 상황, 후반 32분 서울 진영 오른쪽에서 울산 김태환이 오른발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 공은 서울의 오스마르, 정현철을 스쳐 지나가며 김원식의 왼팔에 정확하게 맞았다. 정현철의 왼발에 스치며 공의 각도가 틀어졌고, 이미 공을 걷어내기 위해 동작을 취한 김원식의 왼팔에 맞은 것이다.

 

울산 선수들은 강력하게 항의했고, 주심은 VAR를 진행했다. 경기장에서 가장 먼 관중석에서도 확연하게 보일 정도의 핸드볼이었고,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재생한 해당 영상에서도 명백하게 공이 손에 맞는 장면이 나왔다. 모두가 핸드볼 파울이라고 생각했고, 페널티박스 내에서 발생한 장면이기 때문에 페널티킥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주심은 핸드볼 파울을 인정하지 않았다. 경기 후 심판진은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근 핸드볼 파울 규정을 손봤다. 핸드볼 발생 시 공격자의 손에 맞으면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핸드볼이다. 그러나 수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고의성 여부를 따진다. 이날 김원식의 핸드볼 역시 수비자의 핸드볼이었기 때문에 주심의 판단에 따라 고의성이 없었다면 파울이 아니다. 논란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고의성 여부는 보는 사람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날의 명백한 핸드볼의 경우 너무나 확연하게 손에 맞았기 때문에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흥분했고, 울산 선수단 역시 땅을 치며 억울해했다. 관중들도 탄성이 지었다.

 

이 장면을 두고 잘잘못을 가리기는 힘들다. 고의성 여부는 온전히 주심의 재량이다. 하지만 경기 후 모두의 찜찜함은 씻을 수가 없다. FC서울은 이날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2-1로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선보였다. 무더운 날씨에 2018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노라 쓰러질 때까지 뛰었다. 그 간절함과 투혼이 이 판정에 따라 심판진의 우호를 받은 구단으로 비쳤다. 울산 역시 피해자가 됐다. 동점골의 기회, 재역전의 기회가 모두 날아갔다.

 

이 찜찜함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사안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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