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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봉준호의 히든카드에서 주전급 성장…배우 이정은

입력 : 2019-06-25 09:34:18 수정 : 2019-06-25 09: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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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봉준호 감독에겐 히어로가 있다. 데뷔작인 ‘살인의추억’(2003)부터 함께 해온 송강호다. 최근엔 ‘기생충’을 통해 주연으로서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며 여전히 신뢰하는 배우임을 증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봉 감독의 손가락엔 송강호만 존재할까. 답은 ‘아니오’다. 배우 이정은은 이번 ‘기생충’에서 극을 뒤흔드는 중요한 역할로 등장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절제됐지만 아우라는 숨길 수 없는 명연기였다.

먼저 봉 감독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봉 감독은 “뮤지컬 ‘빨래’를 통해 이정은 배우랑 이야기를 많이 했다. ‘마더’ 때 ‘옥자’, ‘기생충’을 시나리오를 같이 했는데 최세연 의상실장을 통해 창작 뮤지컬 ‘빨래’를 보다가 알게 됐다. 이제 연극을 보러 갈 때 불편하다. 제가 왔다고 하면 배우들이 달라진다. 티 안 나게 보려고 한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봉 감독은 이정은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같이 일한지 오래됐다. ‘옥자’에서 타이틀롤이었다. 목소리의 마법사다. 목소리의 표현력과 변화 및 우라라고 하는데 일부러 씹히게 하는 목소리가 대단하다. 송강호 선배가 물어볼 정도다”라고 극찬했다.

 

이정은은 “봉 감독님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저와 시간이 잘 맞았다. ‘옥자’ 때도 2, 3차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이 됐다. 봉 감독님은 현장에서 참 좋은 게 되게 많은 아이디어를 주신다. 현장 가면 막내까지 이름을 외우시더라. 내 이름을 불러주니까 좋았다. 원래 보통 ‘아줌마 여기 서세요’하기 때문이다”라며 웃었다.

 

‘기생충’에서 만남은 어떻게 성사됐을까. 오래전부터 봉 감독의 치밀한 섭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정은은 2012년부터 영화계에서 단역부터 시작해 조연으로 성장하면서 다작을 소화했기 때문에 자칫 겹치기 출연이 된다면 서로의 작품에 누가 될 수도 있었다. 이정은은 “봉 감독님이 ‘옥자’ 시사회 뒤에 시간을 비워두라고 하셨다. 미국에서 시나리오를 쓰고 콘티를 보내주시면서 ‘기생충’에 출연 가닥이 잡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기 나이테는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로 연극무대로 데뷔해 수많은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키워왔으며 연출에도 도전한 경력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연출은 잘 안 됐다. 흥행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가끔 연기를 하다 보면 갈증이 생길 때가 있다. 어떤 식으로 연기해야 될까 실험해보고 싶을 때였다”라고 말했다.

 

연극무대에서 스크린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무엇일까. “허리가 많이 아팠다. 체력적으로 공연을 못 하겠더라. 역할도 점점 한정적이었다. 이후 평소에도 내가 주변에 만나는 사람마다 영화 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했다. 이제 50줄에 들어선 이정은은 스크린 밖에서도 소탈한 모습의 배우였다. 본격적인 도약을 보여줄 채비를 마쳤다. 

 

“50살이 되니까 연기하는 게 더 편한 게 있어요. 예전엔 겁부터 먹었다면 이젠 일단 해보고 틀리면 고치면 돼요. 주변에서 ‘기생충’이 칸에서 상을 받으면서 ‘깐배우’라고 하는 데 아직 ‘안 깐 배우’라고 했어요(웃음). 좋은 영화에 출연한 걸 좋게 봐주셔서 기뻐요. 하지만 이것도 거품이 빠지겠죠. 뭐.”

 

jkim@sportsworldi.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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