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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의지 형보다 잘하겠죠?”…두산 이영하, 국내 선발 1위의 특별한 목표

입력 : 2019-06-20 06:30:00 수정 : 2019-06-20 0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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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두산 투수 이영하(22)에겐 조금 특별한 목표가 있다. 

 

이영하가 상승세를 탔다. 시련을 겪은 뒤 한층 성장했다. 지난 1일 KT전에서 4이닝 동안 무려 13실점을 떠안으며 무너졌다. 시즌 첫 패배보다 두 자릿수를 넘긴 자책점이 뼈아팠다. 2.27이던 평균자책점은 3.88까지 치솟아 오점으로 남았다.

 

그러나 이후 보란 듯이 제 페이스를 되찾으며 3연승을 달렸다. 7일 키움전서 6이닝 1실점, 13일 한화전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19일 잠실 NC전에서도 상대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와 당당히 맞섰다. 6⅓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는 물론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9승(1패) 고지에 올라 앙헬 산체스(SK), 조쉬 린드블럼(두산)에 이어 다승 전체 3위, 국내투수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평균자책점도 3.63에서 3.36으로 낮췄다. 더할 나위 없는 결과였다.

 

이영하는 “운이 좋았다. 위기마다 야수들이 수비로 도와줘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구원투수들도 잘 던져줘 고맙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김원형 코치님이 실점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마음 편히 던지라고 하셨다. 세게 던지려 하니 더 안 되더라”고 자신의 투구를 돌아봤다. 그는 “예전엔 6~7회에 위기가 오면 그때 잘하려고 경기 초반 힘을 아꼈다. 요즘은 뒤에 불펜투수들이 막아줄 거라 믿고 초반부터 전력투구한다”며 “경기 중후반 힘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체력을 비축해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는 이제 선발 2년 차 아닌가”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각별한 대결도 있었다. 이영하는 비시즌 NC로 FA 이적한 옛 동료 양의지와 19일 처음으로 마주했다. 이날 양의지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안타 2개 모두 이영하에게서 뽑아낸 것이었다. 이에 이영하는 “의지 형이 속구를 노릴 줄 알고 변화구 하나를 일부러 살살 던졌는데 그걸 치더라. 살짝 화날 뻔했다. 괜히 던졌다 싶었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형이 평소 연락하면 ‘너 별거 아냐~’라고 장난친다. 이제 한 번 붙었으니 다음엔 더 열심히 해서 형을 잡아내겠다. 언젠가 내가 더 잘하는 날이 올 것이다”며 미소를 머금었다.

 

이영하의 유쾌한 입담은 계속됐다. 그는 “팀 에이스인 린드블럼이 항상 내가 등판한 다음 날 출전한다. 그래서 ‘오늘 져도 내일은 이기겠지’란 생각도 한다”고 농담을 던진 뒤 “선발진 모두 경험이 많은 선수들 아닌가. 우리 팀에선 나만 잘하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이영하는 지난 시즌 40경기서 10승(3패)을 달성했다. 올해는 전반기에만 10승이 코앞이다. 그는 “기록을 생각하고 던지면 힘이 과하게 들어간다. 마운드 올라갈 때마다 단순하게 포수 (박)세혁이 형 미트만 보고 믿고 던지려 한다”며 “‘오늘 잘해야 한다’, ‘이 고비를 넘겨야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끝까지 잘해보겠다”며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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