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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 총재의 일성(一聲)]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이전에 즈음하여

입력 : 2019-06-18 08:46:02 수정 : 2019-06-18 08: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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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연맹 본부가 지난 6월1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55 부영 태평빌딩 10층으로 이전했다.

 

본부 이전 날인 6월11일은 공교롭게도 필자가 15년 전인 2004년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로 선출된 날이다. 총재로 취임한 이후 세계태권도연맹 본부는 종로구 신문로에서 양재동 외교센터, 선릉 조양빌딩,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종로구 효자로 코롱빌딩을 거쳐, 옛 삼성생명 본관빌딩인 부영 태평빌딩으로 이전하면서 지난 15년간 모두 5번 바뀌었다. 신문로 직전에는 국기원에 세계태권도연맹 본부가 있었다.

 

11이라는 숫자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고, 새로 이전하는 본부 건물의 명칭이 ‘태평’빌딩이고 한때 성남 수정구 ‘태평’동에도 본부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이전이 세계태권도연맹의 ‘아주 큰 평화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감하게 한다.

 

세계태권도연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의 전 세계 올림픽 태권도를 관장하는 국제기구로서 총재는 매 4년마다 총회에서 선출되며, 초대 김운용 총재에 이어 필자가 지난 2004년부터 한국인 신분으로 총재직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외국인이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되는 날이 올 것이며, 이럴 경우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소재지가 외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생각한다.

 

이번 본부 이전을 계기로 일부 국내 태권도인들이 국내 유일한 스포츠 국제기구인 세계태권도연맹의 본부를 태권도 발상지인 대한민국에 앞으로도 계속 유지시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기인 태권도는 ‘한국이 세계에 준 선물’이며 이제는 더 이상 한국인의 전유물이 아닌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스포츠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태권도 올림픽 종목 유지이며 이를 위해 IOC 올림픽 평가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지금까지 부단히 노력해 오고 있다. 과거 전자호구 및 즉석 비디오판독제를 도입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 새로운 경기복을 도입하려는 것도 이러한 끊임없는 변화 발전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태권도연맹이 부족한 부분이 글로벌 스폰서 확보 문제다. 부영이 유일한 세계태권도연맹 글로벌 스폰서인 현실에서, 태권도 모국인 대한민국 기업의 적극적인 글로벌 스폰서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추가적인 글로벌 스폰서가 확보되면 세계태권도연맹은 새 본부 건물을 서울 및 인근에 조성할 수 있으며, 앞으로 외국인 총재가 선출되더라도 쉽게 본부 해외 이전을 결정하지는 못하게 될 것이다.

 

지난 1973년 세계태권도연맹 출범 당시 국제기구라는 개념이 희박했던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세계태권도연맹의 국제기구에 맞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직원의 외교적 신분 보장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이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세계태권도연맹 본부를 방문하는 전 세계 태권도인에게 잦은 이전에 따른 불편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

 

▲조정원 총재는

△1947년 서울 출생 △서울고 △경희대 경제학과 졸 △미 페어리디킨슨 대학 국제정치학 석사 △벨기에 루뱅대학 국제정치학 박사 △1979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997∼2003년 제10, 11대 경희대 총장 △2006.11 석좌교수, Renmin University, China∼현 △2002∼2005년 대한체육회 부회장 △2004년 세계태권도연맹 총재∼현 △2005년 대한올림픽위원회 고문∼현 △2009년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이사장∼ △2016.5-현재 태권도박애재단 설립자 및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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