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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가 전부는 아냐’…류현진의 퀵모션이 위기를 막는다

입력 : 2019-06-11 16:28:49 수정 : 2019-06-11 16: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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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훔칠 생각도 하지 마라.’

 

왼손 투수는 오른손 투수에 비해 다양한 이점을 가진다. 그 중 하나가 견제다. 공을 던지기 전 몸이 1루 베이스를 향하고 있기에 주자가 도루 타이밍을 잡기가 여간 힘들다. 특히 견제를 위한 일종의 버릇이 없다면 나아갈 틈을 찾기는 더욱 어렵다. 퀵모션이 빠른 경우 주자는 사실상 도루를 생각하지도 않는다. 주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능력. 류현진(31·LA다저스)이 가진 무기 중 하나다.

 

KBO리그에서 활약할 때보다 더 낫다. 한화 유니폼을 입었던 일곱 시즌 동안 허용한 도루는 127개(196번 시도)다. 반면 메이저리그(MLB) 통산 7년 간 허용한 도루는 여섯 개(10번 시도)가 전부다. 1년에 한 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3년에 한 차례 베이스를 내줬고, 2014시즌과 2017시즌에 각각 두 차례씩 도루를 헌납했다. 올 시즌엔 지난달 20일 신시내티전에서 닉 센젤에게 내준 게 유일하다. 그마저도 2년 만의 도루 허용이었다. 안정된 제구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아무리 좋다 해도 매번 출루를 내주지 않을 순 없는 법. 대신 주자를 내보내면 공짜 출루는 없는 셈이다.

 

주자들에 난공불락인 비결은 퀵모션이다. 공을 던지기 전 준비 과정부터 투구까지 이어지는 모션이 상대의 의지를 꺾는다. 빈틈은 견제가 메운다. 주력이 빠르고 도루에 자신 있는 주자들은 투수의 폼이 아무리 빨라도 도루를 감행한다. 다만 리드 폭이 조금이라도 넓어지면 류현진은 지체 없이 1루수에 공을 던진다. 11일 LA에인절스전에서 알버트 푸홀스를 잡아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타를 맞고도 순식간에 이닝을 마쳤다.

 

투수 조련으로 정평이 난 이강철 KT 감독은 “보통 루 상에 출루한 주자는 순간적으로 타이밍을 잡아서 도루를 한다. 그런데 류현진은 그 타이밍을 주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퀵모션이 정말 좋다. 다리를 들지 않고 바로 투구하기 때문에 주자로서는 도루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항상 ‘볼넷보다 안타가 낫다’고 말했다. 공짜 출루만큼은 내주고 싶지 않단 의미다. 그의 성향은 도루 수치에도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칼 같은 제구력뿐 아니라 주자를 묶어두는 능력까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톱클래스로 우뚝 선 이유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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