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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쇼 뽐낸 이광연, ‘어게인 1983’의 언성히어로

입력 : 2019-06-09 14:28:11 수정 : 2019-06-09 14: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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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언성히어로(unsung hero).’

 

보이지 않는 영웅이라는 뜻으로, 남들 눈에 띄진 않지만 묵묵히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정정용호의 주전 골키퍼 이광연(20·강원FC)에게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폴란드의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폴란드 월드컵 8강전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승전고를 울렸다. 지난 1983년 대회 이후 36년 만에 4강 무대를 밟으며 당초 목표였던 ‘어게인 1983’을 현실로 이뤘다.

 

핵심 자원인 이강인이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했고 이지솔과 조영욱 등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승리에 큰 공을 세웠는데, 수문장 이광연의 존재감 역시 남달랐다. 골키퍼라는 포지션 특성에 걸맞지 않은 184cm라는 단신임에도 탁월한 반사신경과 수비 조율 능력으로 활약 중이다. 비록 이날 경기서 세 골이나 실점했지만 엄청난 선방쇼를 뽐내며 정정용호의 최후방을 든든히 했다.

 

특히 데드볼(프리킥이나 코너킥, 페널티킥 같은 공이 멈춰있는 상황)에서 빛났다. 1-1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던 후반 30분 한국은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재익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핸드볼 반칙을 범한 게 문제였다. 하지만 이광연이 키커의 슈팅을 막으며 동료의 실수를 만회하려 노력했다. VAR(비디오판독시스템)을 통해 이광연이 킥 전 움직였다는 판정이 나와 결국 실점하고 말았으나, 반등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힘을 얻은 정정용호는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고,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이었다.

 

승부차기에서 이광연의 가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이 첫 번째 키커인 김정민과 그다음 주자였던 조영욱이 연달아 실축했음에도 이광연은 흔들리지 않았다. 2-2 상황에서 나온 세네갈의 네 번째 키커의 슈팅 방향을 정확하게 읽었고, 감각적인 선방으로 득점을 막았다. 이후 한국은 승부차기 득점에 성공,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묵묵히 문전서 제 몫을 다한 이광연 덕분에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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