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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엿보기] 오선진, 독기를 품게 했던 2번의 실수

입력 : 2019-06-06 00:05:00 수정 : 2019-06-06 10: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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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울산 권영준 기자] 2번의 뼈아픈 실책. 그 미안한 마음이 독기를 품게 했다. 오선진의 하루는 길고도 길었다.

 

한화 오선진이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5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펼쳐진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보이지 않는 결정적인 실책과 아쉬운 주루 플레이로 지옥행 열차를 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승리로 이끄는 적시타를 작렬했다.

 

상황은 이렇다. 6회 수비에서 롯데 문규현의 타구가 유격수 오선진의 정면으로 향했다. 3-1로 앞서다 1실점을 내줬고, 2사에 주자는 3루에 있었다. 잡으면 공수 교대였다. 그러나 오선진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던 타구는 다시 튕겨 나왔다. 3루 주자 손아섭은 홈을 밟으며 기어코 3-3 동점을 만들었다. 기록은 내야안타였지만, 오선진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공격에서도 꼬였다. 2사 만루의 상황이었고, 오선진은 2루 베이스에 붙어있었다. 타석에는 송광민이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안타 하나면 3-3 균형을 깨트릴 기회였다. 송광민은 야심 차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그라운드에 큰 바운드를 형성하며 3루수를 넘어갔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2루주자 오선진이 빠르게 스타트를 끊었고, 타구가 외야로 향하기 전에 3루수 문규현과 충돌했다. 수비방해로 아웃처리. 공수 교대였다. 3타점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이날 패했다면 한화는 3연패 수렁이었다. 다잡은 승리를 어이없는 실책성 플레이로 놓쳤다면, 팀 분위기는 더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끝낼 수는 없었다. 9회 만루 찬스에서 오선진이 타석에 들어섰다. 오선진은 상대 투수 구승민을 상대로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3B2S 풀카운트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여기엔 숨겨진 에피소드도 있다. 사실 2B 상황에서 히팅 작전이 걸렸다. 하지만 타석에선 오선진은 투구가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은 감지했고, 더 물고 늘어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카운트 싸움을 펼친 것이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오선진은 올 시즌 팀 주전 유격수로 기여하는 바가 크다. 개막 이후 하주석이 주전 유격수로 나섰지만, 큰 부상과 함께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날벼락이 떨어진 가운데 대체자로 나선 오선진은 수비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제 몫 이상을 해주고 있다.

 

오선진은 이날 경기 후 “판정이 뒤바뀌지 않길 간절히 바랐다. 그만큼 팀과 송광민, 김범수 선수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한숨을 푹 쉬었다. 이어 “9회 만루 기회가 왔을 때 무조건 점수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볼넷이든 외야 플라이든 뭐라도 하겠다는 의지가 컸다. 팀이 승리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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