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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도 모르는 3피트 규칙,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용철위원의 위클리리포트]

입력 : 2019-06-04 07:00:00 수정 : 2019-06-04 09: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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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말 무사 1,2루 희생번트를 시도한 LG 김민성가 3피트 라인 수비 방해 아웃되고 있다.

현장도 모르는 3피트 수비 방해 규칙, 이대로는 안 된다.

 

3피트 규정이 자꾸만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LG의 경우 올 시즌에만 4차례 적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28~29일 고척 LG전 사례를 살펴보자. 당시 서건창(키움)은 이틀 연속 기습번트를 대고 1루로 뛰면서 3피트 라인을 벗어난 채로(페어지역 쪽으로) 뛰었지만, 아웃은 선언되지 않았다. KBO는 한 매체를 통해 번트타구라도 투수와 포수를 연결하는 일직선에서 3루 방향으로 치우친 타구는 ‘3피트’ 룰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심이 아니라는 얘기다.

 

3피트 수비방해 규칙은 예전에도 있었다. 다만, 그동안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감독자 회의를 거쳐 올 시즌부터 강화하도록 했다. 타자가 희생번트를 대고 1루로 뛸 때 3피트 구간부터는 타자주자의 왼발이 파울라인 안쪽에 있으면 ‘무조건’ 아웃을 주기로 한 것. 스프링캠프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구 위치 혹은 각도에 대한 이야기는 이 자리에서 나오지 않았다.

 

현장에조차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부분은 더욱 실망스럽다. 시즌 중에 어떤 ‘협의’를 거쳐 해당 규칙이 수정됐는지도 의문이지만, 그것을 공지하는 과정 자체도 크게 잘못됐다고 본다. 규칙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명확해야 한다. 동시에 이를 충분히 알리고 이해시키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 모 구단 감독은 “타구가 3루 쪽 방향이면 괜찮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라면서 “기사를 보고 확인했고, 이에 대해 물어보니 ‘당시 경기 전 양쪽 수석코치에게 전달했다’고 하더라”며 황당해했다. 

[OSEN=수원, 이동해 기자] 18일 오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2019년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 6회말 무사 1루 KT 윤석민이 희생번트를 대고 있다. / eastsea@osen.co.kr

국제 룰을 따르자는 주장과는 달리, 준비는 너무도 미흡하다.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NPB) 등에도 3피트 규칙은 있다. 그러나 우리와는 달리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모습. 그들이 어떠한 기준으로 해당 규칙을 적용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이를 알리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그래야 현장에서 납득을 하고 대비를 할 것 아닌가. 3피트 규칙은 단순한 세이브, 아웃을 떠나 경기 전체에 흐름을 뒤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명확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

 

당장 손을 댈 수 없다면, 그림을 활용하면 어떨까. 심판들이 재량껏 횟수에 관계없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사실 그라운드 전체가 찍힌 장면만 확인해도 판단 근거는 정확하게 나올 것이다. 애초 비디오 판독이라는 것 자체가 도입된 이유는 ‘객관성’을 높이기 위함 아닌가. 더 이상 논란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상상해보자. 한국시리즈 7차전. 0-1로 뒤진 팀이 9회말 무사 1,2루 찬스에서 번트가 나왔고, 지금과 같은 논란이 불거진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용철 KBSN SPORTS 해설위원

 

정리=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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