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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마켓, 트렌디한 유통 채널로 급부상

입력 : 2019-06-04 03:00:00 수정 : 2019-06-03 17: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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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입소문 브랜드 구매 공간 탈바꿈… 기존 유통가도 협업 적극적 / 고객·판매업체 ‘윈윈’… 유명무실 상품 폐해 등 셀러 검증 우선돼야

[정희원 기자]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권모 씨(31·여)는 매주 좋아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플리마켓 일정’을 체크한다. SNS에서만 보던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기 위해서다.

플리마켓이 새로운 유통채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벼룩시장’이나 이웃돕기’ 차원을 뛰어 넘어 트렌디한 채널로 부상하는 중이다. 초기에는 영세 소상공인의 판로 개척을 위한 플랫폼이었으나, 이제는 스타 인플루언서가 운영하거나,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생산자의 취향이 반영된 브랜드를 눈으로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난달 24일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진행된 ‘띵굴시장’

5월 한달 간 주말 수도권 지역에서 진행된 플리마켓만 50여개가 넘는다. 6월에도 크고 작은 마켓이 열릴 예정이다.

백화점 등 기존 유통가에서도 플리마켓과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모두 유명 플리마켓 브랜드와 협업한 바 있다.

최근 열린 큰 규모의 마켓 중 하나는 현대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진행된 ‘띵굴시장’이었다. 지난달 24~25일 이틀간 총 4만4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총 220여 브랜드들이 참여했다. 24일 기준 송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전년 동일 방문객의 170%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플리마켓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외부 유명 플리마켓은 인지도가 높아 고객 집객 측면에서 유리하고, 백화점에 없는 MD를 새롭게 선보인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무역센터점에서 ‘위마켓’을 열었는데, 이는 외부 라이프스타일 마켓 콘셉트의 상설 매장을 도입한 유통업계 첫 사례”라며 “이에 앞서 지난해 4월 판교점에서 진행된 ‘윤형상재 보물창고 행사’에선 5일간 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미국 뉴욕 브루클린 플리마켓’ 콘셉트의 ‘청춘마켓’을, 롯데백화점 김포점은 쎄이아마켓을 열었다.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20~30대 패션 부문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SNS에서 플리마켓 해시태그는 무려 58만 1000여개에 이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고, 참여 업체는 백화점 고객을 만나는 기회를 얻어 ‘윈윈’”이라고 했다.

호텔가도 플리마켓 공간대여에 참여하고 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도 더드리다마켓과 ‘멕시칸페스티벌’을 열었다. 호텔 야외 수영장 ‘오아시스’ 주변으로 다양한 부스가 들어왔으며, 호텔 측은 이를 위한 특별 메뉴를 고안해 눈길을 끌었다.

르메르디앙 서울도 지난달 일상와인편집샵 위키드와이프와 ‘와인 페어링 마켓’을 열었다. 호텔 야외 파크바에서 와인을 마시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까지 쇼핑할 수 있어 호응을 얻었다.

셀러들은 유통업계와의 협업에 긍정적이다. 플리마켓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호텔에서 마켓을 진행하니 화장실 문제도 수월하고, 백화점을 찾았다가 우연히 오는 손님들도 맞을 수 있어 판매환경 자체가 쾌적해졌다”며 “플리마켓에 참가한 셀러는 일정 비용의 자릿세나 수수료를 내는데, 일반 브랜드 입점료에 비해 수수료가 낮아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아직 플리마켓이 헤쳐나가야 할 문제도 남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플리마켓은 SNS속 브랜드가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좋은 창구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간혹 검증되지 않은 셀러 때문에 곤혹을 치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하고 있다”며 “가령 SNS에서는 유명하지만 정작 판매하는 물품의 품질이 형편없거나, 시장 사입 제품을 마치 고유의 디자인인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적잖아 셀러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임블리 사태 등이 터지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팬덤만으로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덧붙였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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