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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사랑과 연기는 비슷…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죠”

입력 : 2019-06-03 14:00:00 수정 : 2019-06-03 13: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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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안방극장의 통쾌함을 담당해준 ‘다크 히어로’ 나이제. 훈훈한 비주얼은 물론, 명품 연기력까지 겸비한 채 사이다 활약을 펼친 배우 남궁민이 남녀노소, 취향저격 히어로물을 완성시켰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천재 외과의사 나이제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펼치는 신개념 ‘감옥X메디컬 서스펜스’ 장르를 개척했다. 첫 방송 이후 줄곧 1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유지, 최고시청률 15.8%를 기록하며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 중심에는 배우 남궁민의 활약이 있었다. 그는 태강 대학 병원 응급의학센터 에이스 나이제를 연기했다. 출중한 실력만큼이나 환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적인 매력을 겸비했지만, 불의의 사건에 휘말리며 태강 대학 병원을 그만두고 교도소 의료과장으로 살아가는 인물. 기존의 ‘의사’와 또 다른 매력의 의사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선민식(김병철)과 밀고 당기는 접전을 펼쳤고, 이재준(최원영)과 피튀기는 복수 혈전을 반복했다. 마주치는 캐릭터마다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남궁민의 눈빛 연기는 단연 돋보였다. 복수를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주저하지 않는 잔혹함과 서늘함, 치밀한 계산으로 펼쳐지는 짜릿한 복수의 카타르시스까지 안겨줬다. 화면을 장악한 그의 열연에 안방극장은 열광했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성공리에 작품을 마쳤다. 소감이 어떤가.

 

“예전엔 작품이 끝나고 나면 캐릭터에서 못 빠져나오곤 했다. 이젠 그렇지 않다.(웃음) 편안하게 내 자신으로 돌아온 것 같다. 그동안 남궁민으로 지내던 게으른 나날이 그립기도 하다. 지난해 7월쯤 시나리오를 받고 출연 결정을 했기 때문에, 나이제를 오래 만났다. 그래서 빠져나오는 과정이 더 쉬워진 듯하다. 캐릭터와 만나고 기억이 올라올 때 쯤 작품이 끝난 경우도 있다. 사극으로 치면 이제 수염 붙이는 게 적응될 때 쯤 끝나는 거다. 이제 그런 기간은 지난 것 같다.(웃음)”

 

-지상파 작품 중 보기드문 성공이었다. 

 

“KBS에서도 KBS 같지 않은 작품이라 홍보하더라.(웃음)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너무 마음에 들었다. 공중파는 제약도 많지만 좋은 감독님을 만나 콘셉트 자체가 잘 잡힌 것 같다. 카메라 렌즈도 달랐고, 촬영 감독님도 감각적인 화면을 끌어내 주셨다. 공중파에서 보던 색감이 아니였다. 개인적으론 공중파 작품이었지만, 공중파 같지 않은 작품이었던 것 같다. 배우로서 채널과 관계 없이 임하고 있지만, 시청자분들이 나눠서 평가해 주시니까. 신경은 쓰였던 것 같다.”

 

-‘닥터 프리즈너’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얼마나 짜임새 있고 재미있는 작품인가를 생각해봤다. 초반부 대본을 받아 쭉 다 읽었다. 그만큼 잘 읽혔고, 재밌었다. 시간 가는 줄을 몰랐고,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도입부가 어떻게, 어떤 색깔로 구현될까 궁금증이 많았는데, 작품의 방송사와 감독님이 정해지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크 히어로’ 나이제의 활약에 시청자가 열광했는데.

 

“멋있게 영어로 된 이름을 지어주셔서 감사하다. 최근 불의에 싸워 맞서는 역할을 많이 했다. 어떻게 보면 ‘김과장’도 그렇다. 공인으로서 불의를 보고 참아야 하는 일이 많다. 누가 함부로 대해도 화를 내지 못한다. 마음 속으론 한 마디 하고 싶어도 참고, 항상 참는 생활을 하다보니 오히려 시청자들도 본인이 일하는 곳에서는 참지만 밖에서는 더 싸우게 될 지도 모른다. 생계 유지를 위해,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고 넘어가는 분들이 많을 거다. 마음 같아서는 이렇게 하고 싶다고 상상하신 분들이 있을텐데 그런 일들을 큰 결심 없이, 흔들림 없이, 또 당연히 해야할 일인 것처럼 해내는 나이제의 모습에서 스트레스 해소를 느끼신 것도 같다.”

 

-나이제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했나.

 

“나이제가 기존 캐릭터들과 달랐던 점을 찾는다면, 행동을 함에 있어서 (결심을 굳히고 들어왔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꼈다는 거다. 주사를 놓을 때도, 이재환(박은석)을 수술하면서도 동요가 없었다. 나이제에겐 절제미(美)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발성적으로도 신경썼다. 던지는 듯한 말투를 사용하지 않고 소리를 조절하려고 했다. 항상 촉촉한 말투를 유지하려고 커피도 덜 마시고 따뜻한 물을 더 마셨다. 그런데 10회가 넘어가니 힘들더라.(웃음) 이번 작품은 특히 목 관리도 많이 했다.”

 

“대본을 잘 소화하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대본에 나와있는 대로 오버하지 않고 적당히 감정을 살리려 노력했다. 스스로 돋보이고 싶어 과하게 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확신이 섰다. 몇 신 나오고 말 사람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중심을 잡고 가야하는 캐릭터로서 적절한 포인트를 정확하게 살리고, 만일 부족한 점이 있다면 연출, 카메라 표현으로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분들의 의도에 맞지 않게 과하게 표현하면 극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본은 주어진 약속이다. 그 약속을 마음대로 바꾸는 건 욕심이다.”

 

-굉장히 확고한 신념이다.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됐나.

 

“나이가 들고 나서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돋보이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한 명의 연기자가 아무리 잘 해도 전체적으로 작품이 좋지 않으면 많은 분들이 봐주질 않더라.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작품이 되게 하는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주인공 롤을 시작한 지 4년 정도 밖에 안되고 , 엑스트라를 거쳐 차근차근 밟아오다보니, 나 이외에도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많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과 의사소통 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이재준(최원영)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굉장히 좋았다. (최)원영이 형도 너무 잘해주고, 후반부를 잘 이끌어줘서 나의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주셨다. 처음 시작할 때 가장 고민한 지점이 ‘나이제가 3년이라는 시간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였다. 교도소에 수감되고 나서 어떤 일을 겪었길래 이렇게 변했을까. 디테일한 궁금증이 생겼고, 그 시간동안의 변화가 극을 끌어가는 힘이 될 거라 생각했다. 서사없는 대사는 힘이 없을 수밖에 없다. 시작하기 전엔 초반부의 대본만 받았고, 그 이후엔 쫓기듯 촬영해서 서사가 잘 살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작가님과 감독님과 함께 고민하기도 했지만, 이재준 캐릭터가 그 부분을 잘 채워준 것 같아 좋은 마무리가 될 수 있었다.”

 

-매회 엎치락뒤치락하는 전개가 반복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계속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바꿀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드라마 제작 현실이 그렇지 않나. 아쉬운 점이 생긴다고 해서 하루만에 뚝딱 변화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촬영은 속행되어야 했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닥터 프리즈너’ 같은 작품을 만들어준 작가, 감독,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시간적 여유가 더 있었다면 분명히 더 좋은 드라마가 나왔겠지만, 현실에 맞춰 최선을 다해 완성한 작품이다.”

 

-최근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내 마음이 들리니’가 끝나고 2년간 쉬면서 몸도 굉장히 안 좋았고, 작품이 들어와도 더 좋은 역할을 찾으려고 했다. 이런 작품도 거절했는데, 더 좋은 걸 해야지 싶었다. 대체 뭘 해야할지도 몰랐다. 지금와서 느낀 건 사람에겐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타야 한다는 거다. 고집부린다고 해서 좋은 흐름이 올 것 같지는 않다. 마주한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게 좋다는 걸 느꼈다.”

 

-남궁민에게 ‘연기’는 어떤 의미인가.

 

“연기와 사랑하는 사람은 비슷하다. 안 될 땐 꼴보기도 싫다가, 또 언제는 행복하다. 인생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사실 연기를 빼면 할 줄 아는 것도 없다. 어떤식으로 대해야할까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있다. 대본을 받는 순간부터 캐릭터를 연구한다. 스스로에 대해 부족함을 인정하는 순간 접근이 쉬워지는 것 같다. 세상에 완벽한 배우가 어디있겠나. 연기란 너무 어렵고, 판단의 기준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부족함을 느끼고 항상 노력하고, 끊임없이 행동하고 고통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이 없어지면 발전이 없어질 거다. 이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생각한다.”

 

“완벽해질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걸 보면서 희열을 느낀다. 작품이 완성되고,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자체가 소중하다. 내 자신에게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하지 말까’ 생각도 한다. 그렇지만 나는 내 자신을 보고 만족감을 느끼는 편이다. ‘닥터 프리즈너’ 첫방송 전에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고 잘 하고 있나 수도 없는 의심과 고민을 했다. 한편으론 힘들고 짜증나는 과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래서, 나는 배우라는 직업이 좋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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